번지는 전기차 화재 '포비아'
지난 2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량 들이 전소돼 있다. 전날 오전 6시15분께 아파트 지하 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8시간20분 만에 진화됐다. 연합뉴스 |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지하주차장에 있는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상으로 옮기는 사례가 최근에 증가하고 있다. 7일 오후 대구 북구 한 아파트 단지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지상으로 옮겨져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우리 아파트는 지상주차장 자체가 없는데, 별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지하주차장에선 전기차 화재시 조기 진압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지상주차장이 없는 아파트단지 주민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역 아파트 곳곳에서 전기차 주차공간을 지상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가 큰 피해로 이어진 이유가 지하주차장이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당시 이 화재로 차량 140여대가 손상되고 수도·전기 시설 등이 파손됐다. 통로 폭이 넓지않고 높이도 제한적이어서 소방차 진입이 힘들어 불을 끄는데 8시간 이상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 회의서 공간마련 고심
지상 1층 이전 놓고 찬반 갈등
방화셔터 설치 방안도 검토 중
이 같은 소식에 대구 남구 대명동 지하주차장만 조성된 A아파트에선 주민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옮길 만한 지상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A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안 그래도 오늘 밤 9시에 관련 안건으로 주민회의가 열린다. 인천 화재 후 주민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현재 지하 2층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지하 1층으로라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하지만, 이곳으로 옮기는건 바로 위 지상 1층에 사는 주민들이 반대해 갈등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기차 전용소화기와 온도측정기를 비치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불이 다른 곳으로 옮겨붙는 걸 차단하도록 전기차 주차공간에 셔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배터리를 최대 80~90%만 충전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최근 준공된 아파트들은 어린이 안전 등을 이유로 지상주차장보다 지하주차장을 선호하는 추세다. 신축 아파트일수록 지상에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지하에 주차장을 둬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수성구 B아파트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해당 아파트의 한 주민은 "인천 아파트는 화재로 전기도 안 들어오고 물도 나오지않아 난리가 났다. 충전 중이 아니더라도 불이 날 수 있어서 전기차 전용 주차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주차장 입구 혹은 화재 진압이 쉬운 위치에 전기차를 주차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대구가톨릭대 교수(소방방재학과)는 "전기차는 리튬형 배터리를 사용해 화재위험이 늘 도사려 지하주차장 주차는 매우 위험하다. 전기차에 불이 나면 차량 전체를 큰 수조에 넣어서 진압해야 하는데, 지하주차장에선 불가능하다"며 "아파트단지에서는 지상에 전기차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A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안 그래도 오늘 밤 9시에 관련 안건으로 주민회의가 열린다. 인천 화재 후 주민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현재 지하 2층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지하 1층으로라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하지만, 이곳으로 옮기는건 바로 위 지상 1층에 사는 주민들이 반대해 갈등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기차 전용소화기와 온도측정기를 비치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불이 다른 곳으로 옮겨붙는 걸 차단하도록 전기차 주차공간에 셔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배터리를 최대 80~90%만 충전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최근 준공된 아파트들은 어린이 안전 등을 이유로 지상주차장보다 지하주차장을 선호하는 추세다. 신축 아파트일수록 지상에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지하에 주차장을 둬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수성구 B아파트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해당 아파트의 한 주민은 "인천 아파트는 화재로 전기도 안 들어오고 물도 나오지않아 난리가 났다. 충전 중이 아니더라도 불이 날 수 있어서 전기차 전용 주차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주차장 입구 혹은 화재 진압이 쉬운 위치에 전기차를 주차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대구가톨릭대 교수(소방방재학과)는 "전기차는 리튬형 배터리를 사용해 화재위험이 늘 도사려 지하주차장 주차는 매우 위험하다. 전기차에 불이 나면 차량 전체를 큰 수조에 넣어서 진압해야 하는데, 지하주차장에선 불가능하다"며 "아파트단지에서는 지상에 전기차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이윤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