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8강전에 출전한 한국 박태준이 프랑스의 시리앙 라베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박태준(경희대)이 한국 태권도의 '한 페이지'를 썼다.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 58㎏급을 제패하고 8년 만에 올림픽 금맥을 이은 그는 "꿈 아니죠?"라고 물으며 울컥해했다.
박태준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상대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비이잔·26위)의 부상으로 기권승했다.
이로써 박태준은 우리나라 최초의 이 체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태권도 스타' 이대훈 대전시청 코치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게 기존 최고 성적이었다.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처음으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 태권도는 8년 만에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우리나라 남자 태권도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무려 16년 만이다. 2008 베이징 대회 손태진(68㎏급), 차동민(80㎏ 초과급) 이후 처음으로 박태준이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마고메도프는 2라운드 종료 1분 2초를 남기고 기권했고, 박태준은 한동안 마고메도프의 상태를 살핀 뒤에야 태극기를 들고 그랑팔레 팔각 매트를 질주했다.
세계랭킹 26위인 마고메도프는 남자 58㎏급에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키며 결승까지 올라온 선수다. 특히 준결승에서는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랭킹 4위의 강호 비토 델라킬라(이탈리아)를 잡아냈다.
경기 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박태준은 "내가 지금까지, 20년을 이 순간을 위해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내 선수 생활이 담긴 금메달"이라고 기뻐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친구를 따라 도장을 다니며 태권도를 접한 박태준은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취재진과 처음 만나 "꿈 아니죠?"라고 물었던 박태준은 "금메달을 딴 순간 그동안 준비했던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순간 울컥했다"고 돌아봤다.
박태준은 상대 선수의 기권을 받아내기 전 공격에 대해선 "심판이 '갈려'를 선언하지 않아서 공격했다"면서 "상대가 포기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다"고 답했다.
시상식에서 마고메도프를 부축한 것에 대해서는 "원래 국제 대회에서 자주 보던 선수다.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 선수도 격투기라면 당연히 부딪힐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격려하고 부축해줬다"고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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