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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교수님 스타일…참된 지식인이란…위선의 교수사회 향한 통쾌한 풍자

2024-08-16

교수들 세태 다룬 연작시 60편

[신간] 교수님 스타일…참된 지식인이란…위선의 교수사회 향한 통쾌한 풍자
채형복 지음/문학여행/154쪽/1만2천원

"학자는 세상 눈치 보며 구차하고 비루하게 사느니 혀를 깨물어 자진하고 자신을 속이거나 죄짓지 말고 밥값은 하며 살아야 한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시인인 채형복의 시집 '교수님 스타일' 중 '시인의 말'이다. 대학교수이기도 한 저자는 교수들의 속성과 행태를 풍자하는 연작시 60편을 쓰게 된 이유를 묵직하면서도 결연하게 보여준다.

그의 시집에 등장하는 교수들은 자신의 본업보다 처세술 등 다른 것에 능한 모습이다. '누렇게 변색된 시험지 뭉치'로 자신의 유능함을 학생들에게 드러내면서 '탈고만 하면 된다'며 '쿨하게' 이야기한다. 윤리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잘못된 것인지 인지하지 못한다. 저자는 시에 교수들의 이 같은 행태를 풍자하면서도 자기 성찰을 담아낸다.

김문주 문학평론가(영남대 교수)는 이 시집에 대해 "다양한 교수 군상들의 허위와 위선을 풍자하면서, 여전히 참된 지식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집요한 작업의 끝에는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시인의 다짐과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연구윤리지침도 표절예방 프로그램도 없던 시절/남의 글을 베껴도 부끄럼을 몰랐다//도적질을 시키는 교수님이나/시킨다고 범행을 도운 제자나//오십보백보/그 나물에 그 밥이다//아니오!//단칼에 거절하지 못하고/범죄를 함께 모의한//나는/공동정범이었다"('교수님 스타일·22-공동정범' 중)

누군가는 이 시집을 보고 불편할 수도 있고, 모든 교수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시집에 나오는 '교수'를 다른 직업으로 바꿔도 어색하지 않기에 '교수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 때문일까. 시집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독자 누구나 봐도 묘한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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