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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의 '갈항사지 동서 삼층 석탑' 전경. 박광제 사진작가 제공 |
폐사(廢寺)된지 오래인 경북 김천시 갈항사(葛項寺) 터에서 발굴돼 이리저리 옮겨져 국립중앙박물관에 세워져 있는 국보 99호 '갈항사지 동·서 삼층 석탑'을 제자리로 옮겨오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20일 국민의힘 김천시당원협의회는 송언석 위원장(국회의원·국회 기재위원장)을 중심으로 '갈항사지 삼층 석탑 김천 반환 14만 김천시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송 위원장은 서명운동을 통해 시민의 마음을 모으는 한편 삼층 석탑 반환에 따른 당위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앞서 송 위원장은 입장문(국보 갈항사지 삼층 석탑 조속한 귀환 촉구)을 통해 "갈항사지 삼층 석탑은 번성한 통일신라시대 불교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한 우리 김천의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표"라며 "이처럼 귀중한 문화재를 제자리인 김천에 두겠다는 노력에는 김천시민의 염원이 담겨있다.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화재청과 국립 중앙박물관이 삼층 석탑이 김천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관계기관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조속히 반환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층 석탑을 반환받기 위한 사전 준비로 주변 시설 정비와 국가유산(사적) 지정 등을 우선해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김천시와 김천시의회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김천시는 지난 2003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삼층 석탑 반환을 요청하는 등 노력해 왔다. 시는 삼층 석탑 원위치를 중심으로 기반 조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송언석 위원장, 김충섭 김천시장, 나영민 김천시의회 의장 등은 이르면 22일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758년(경덕왕 17년) 김천시 남면 갈항사 경내에 세워진 갈항사지 동·서 삼층 석탑은 일제강점기인 1916년(동탑)과 1921년(서탑) 각각 조선총독부박물관인 경복궁 야외정원으로 옮겨 복원됐다. 2005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석조물 정원 야외 전시장으로 옮겨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62년 국보 제99호로 지정됐다.
갈항사지 동·서 삼층 석탑은 '석가탑'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비례미를 자랑한다. "758년이라는 절대연대가 남아 있어 통일신라시대 석탑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유물"로도 평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우리 유물 100선'에도 선정된 바 있다. 갈항사는 통일신라의 승려 승전이 창건해 조선 중기 이후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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