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스타트업계 최근 8년간 정체기
수도권과 큰 격차, 수도권에 투자 집중돼
수도권 투자 비중 75%, TK 4%대 큰 격차
대구·경북 스타트업이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원활한 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수도권에 쏠려있는 한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은 언감생심이란 것이다. 특히 지역 투자협의체 규모를 키우고, 역외 스타트업 유치까지 이어져야 안정적인 생태계가 구축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 기술 기반 업종 창업기업(스타트업)수는 1만6천127개로 집계됐다. 전년(1만5천743개)에 비해 384곳 늘어난 규모다.
경북만 따로 놓고 보면 전년(8천65개)에 비해 오히려 102곳이 줄었다. 대구도 2022년에 최저치를 기록한 기저 효과가 반영됐다.
대구·경북 스타트업계는 최근 8년간(2016년~2023년) 정체기에 빠져있다. 대구, 경북 모두 매년 창업하는 스타트업 수가 8천개 안팎에서 맴도는 중이다.
반면 수도권은 다르다. 인천은 2016년(9천655개) 이후 해마다 성장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1만2천751개까지 늘어났다. 서울과 경기의 몸집은 아예 지역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경기는 2016년 5만2천441개에서 지난해 6만9천904개로 1만7천463개나 늘었다. 서울도 4천229개 늘어나 지난해 5만2천387개를 기록했다.
스타트업이 창업할 수 있는 환경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격차는 수도권에 집중된 투자를 보면 유추가 가능하다.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 기관 '더브이씨'의 올해 상반기 한국 스타트업 투자 브리핑 자료를 보면, 서울(1조3천733억원)과 경기(6천191억원) 기업의 투자 비중이 전체의 75%를 넘었다.
대구·경북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4%대(대구 438억원, 경북 639억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결국 지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업계 활성화를 향한 가장 빠른 지름길일 수밖에 없다.
지역 투자 회사 한 관계자는 "대구는 수도권과 거리상으로 2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데 스타트업·벤처기업이 오지 않는 이유는 결국 자금 때문"이라며 "벤처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돈이 있어야 하는데 투자자들은 모두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고 했다. 또 "최근 민간 VC(벤처 캐피털)도 생겨나고 있지만, 어쨌든 정부에서 스타트업 자금을 푸는 주도권을 갖고 있다. 정부 기관의 지역에 대한 우대사항이 적고, 자금 배분 비율도 적은데 지자체마저 돈을 거의 풀지 않는다"고 했다.
대구 스타트업체 관계자는 "지역에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자금 배분율과 대구시와 경북도의 지원 예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래야 스타트업 창업이 늘어나고 역외 업체도 몰려들어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스타트업 자금 지원 확대 부분에 공감하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올해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밋업(meet-up)데이에 참여하는 중견기업과 대기업 풀을 늘려서 민간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124억원 규모의 초기 창업기업 전용 투자 펀드를 만드는 등 본격적으로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함께 투자 펀드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 창경센터 관계자도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펀드 조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우수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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