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준 국회의원 (국민의힘) |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북구 산격동의 경북도청 후적지에 국립 근대미술관과 국립 뮤지컬 콤플렉스, 일명 '문화예술허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대통령 공약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도청 후적지를 반도체 산업 부지, 도심융합특구 등으로 논의해 왔고, 문화예술허브에 대해서는 다소 미온적 태도를 보여 왔다.
지금까지 언급된 산격동과 화원읍 모두 도심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는 주거지역이기에 유동 인구, 지역의 인구구성을 고려하더라도 대형 공연장 등 문화시설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문화예술허브는 국가 문화시설 조성사업임을 고려할 때, 과연 시민들과 외부 관광객 접근성 측면에서 적절한 위치인지는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뮤지컬 공연장, 대형 미술관 등은 도심지에 위치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잘 아는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뉴욕의 MOMA미술관, 브로드웨이,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도 도심지와 번화가의 도보 이동권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이용객, 관광객들은 인근에서 식사와 쇼핑을 하며, 도보권 내에서 숙박하고, 각종 시설을 이용한다. 예술가들은 공연장과 거리에서 문화를 만들어 낸다.
동성로 인근에는 시청 동인청사, 경북대병원 등 문화예술허브의 국립 근대미술관, 뮤지컬 콤플렉스가 들어서기 좋은 부지들이 있다. 특히 경북대병원 본관 건물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향후 활용에 제약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당 건물이 문화시설로 활용되는 것은 최적의 방법이 될 것이다. 모두가 인지하듯 대구의 중심은 동성로이고, 동성로는 젊은이들의 성지이다. 젊음과 문화가 모여 있고, 대구 안팎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그렇기에 문화예술허브는 동성로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반대로 산격동 도청 후적지에는 경북대병원 이전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경북대병원은 시설 노후화와 수요 증가로 인하여 확장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도청 후적지 부지는 대구권역외상센터로서의 강점을 모두 갖추었다. 북대구IC 인접, 신천대로와 동로 이용 가능, 금호강과 신천을 통한 닥터헬기 접근 용이 등 경북대병원 이전 후보지로 가장 제격이다. 또 경북대 본교와 연계하여 의료 연구시설까지 확대할 경우, 지역 전체가 의료 단지로 탈바꿈도 가능하다.
산격동의 도청 후적지는 기업, 연구, 주거가 결합 된 '도심융합특구'로의 지정이 예정되어 있는데, 경북대병원 이전과 함께 의료 연구단지, 의료시설, 주거단지와 연계하여 사업을 구상할 수도 있다. 좋은 병원 주변은 주거지로서 가치가 높아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지연되고 있는 산격동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 정부의 지방 의료 확대 기조를 고려할 때 국가적 지원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
중구의 경북대병원과 북구로 예정된 문화예술허브가 교환되면, 지역 공동화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 경북대병원 노후화의 심각성을 알지만, 이전 후 지역의 공동화를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산격동 주민들 또한 산격청사가 달서구로 이전할 경우, 이후 활용이 모호하여 청사 이전에 소극적 측면이 있었다. 만약 중구에 문화예술허브를, 북구에 경북대병원을, 달서구에 대구시청 신청사를 짓는 도시계획이 완성된다면 도심공동화의 우려는 사라지고, 대구시의 도시계획은 탄력을 받을 것이다.우재준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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