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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시론] 뮷즈 '미인도'는 어떤가?

2024-09-04

[영남시론] 뮷즈 미인도는 어떤가?
김수영 편집국 부국장

몇 년 전 BTS 멤버 RM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를 관람한 후 올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그가 방문한 곳은 반가사유상 두 점이 전시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의 방'이었다. 전시 관람 후 RM은 전시 관람 사진과 그의 책상 위에 놓인 반가사유상 굿즈의 사진을 올렸다. 이 일로 해당 전시는 물론 굿즈까지 화제가 됐다. 팬들의 관심으로 반가사유상 굿즈는 순식간에 완판됐다.

소위 말하는 '뮷즈'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다. '뮤지엄'과 '굿즈'를 합친 뮷즈는 말 그대로 박물관 아트상품이다. 굿즈(goods)는 원래 '상품'이란 뜻의 영어단어이지만 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을 뜻하는 것으로 현재 사용된다.

굿즈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몇십 년 전에도 굿즈는 유행했다. 나만 해도 중고등학교 때 조용필, 전영록을 필두로 소피 마르소, 마돈나 등 유명 배우와 가수 사진으로 만든 책받침을 늘 썼던 기억이 있다. 공부에 지칠 때, 화가 날 때 책받침에서 멋진 포즈를 취한 그들을 보면 힘이 나고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책받침은 그 시대 최고의 굿즈였다.

대중 스타의 굿즈가 박물관, 미술관으로까지 확장한 것이 뮷즈다. 이미 국립중앙박물관의 아트상품은 2010년대 후반부터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국립 굿즈'라는 평을 들었다. 한글을 활용한 문구와 사무용품 등을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국보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을 본뜬 반가사유상 굿즈가 대표적이지만 국보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제작한 굿즈나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18세기 후반 수묵채색화 '평안감사향연도'를 활용해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만든 '취객 선비 3인방 변색잔 세트' 등도 화제를 일으켰다.

뮷즈는 우리의 소중한 유물이나 예술품 가치를 일반인에게 널리 알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젊은 층의 박물관 방문을 늘리는데도 한몫하고 있다. 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뮷즈 매출액은 149억 원으로 1년 만에 27% 급증했고 구입자 중 20대(12.7%)와 30대(48.7%)의 비중이 전체의 60%를 넘어섰다. 뮷즈 인기가 문화유산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을 높이는데 이바지한 것이다.

대구에는 국립대구박물관, 대구시립미술관인 대구미술관이 있고 지난 2일엔 간송 전형필 선생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국보, 보물을 비롯해 다양한 유물을 소장한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했다. 이들 전시관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크고, 좋은 전시도 이어지고 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지난해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특별유물전'을 열어 26만여 명의 발길을 모았다. 개관 10년이 넘어선 대구미술관은 그동안 쿠사마 야요이 전에 32만여 명을 동원하는 등으로 내공을 키웠다. 그렇기에 대구간송미술관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미 2018년 대구미술관에서 간송미술관이 '조선 회화 명품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조선 후기 풍속화가인 신윤복의 '미인도'를 선보여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렀다. 간송미술관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개관전에도 신윤복의 '미인도' '훈민정음 해례본' 등 국·보물급 문화유산이 대거 전시된다. 뮷즈를 제작해 널리 확산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다. 이참에 이런 기대를 해 본다. '미인도' 뮷즈는 어떤가. 더 가까워진 박물관, 미술관을 만드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김수영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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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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