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편집국은 대개 '파티션(Partition·칸막이)'을 설치하지 않은 개방형 레이아웃이다. 구성원 사이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해서다. 편집국 일이란 게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사를 신속히 취재·편집해 종이신문에 담는 것이다 보니 그렇다. 요즘엔 공공기관에서도 파티션을 없애는 추세다. 수평적 조직문화의 일환이라는데 직원들 반응은 엇갈린다. 몇 해 전 사무실 환경과 관련한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직장인의 가장 큰 불만은 파티션 등 개인 공간이 없는 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티션이 없는 사무실은 부서 간 협업 강화라는 장점에도 불구 프라이버시 침해를 비롯해 키보드 타이핑·대화·보행 소리 등 각종 소음 노출을 이유로 꺼리는 이가 많다. 미국 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티션이 없는 사무실에서 일을 할 경우 누적된 소음으로 인한 피로감 때문에 업무 능률과 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뜻 생각하기엔 활발한 소통 문화가 형성될 것 같지만 실제론 대화가 더 뜸해진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던 60대 직원이 사무실 책상에서 엎드려 사망한 지 나흘 만에 발견됐다는 뉴스가 있었다. 참으로 허망한 고독사(孤獨死)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이 사무실엔 책상마다 파티션이 설치돼 있는 데다 숨진 이의 책상이 외진 곳에 있어 아무도 그의 죽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악취가 났지만 사무실 배관 문제로 치부했다고 한다. 만약 사무실에 파티션이 없었다면 어찌 됐을까. 높게 쳐진 '칸막이' 하나가 갈수록 서로에 무관심해하는 작금의 인간 관계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이창호 논설위원
최근 미국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던 60대 직원이 사무실 책상에서 엎드려 사망한 지 나흘 만에 발견됐다는 뉴스가 있었다. 참으로 허망한 고독사(孤獨死)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이 사무실엔 책상마다 파티션이 설치돼 있는 데다 숨진 이의 책상이 외진 곳에 있어 아무도 그의 죽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악취가 났지만 사무실 배관 문제로 치부했다고 한다. 만약 사무실에 파티션이 없었다면 어찌 됐을까. 높게 쳐진 '칸막이' 하나가 갈수록 서로에 무관심해하는 작금의 인간 관계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이창호 논설위원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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