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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TK신공항 건설, 정부가 직접 나서라

2024-09-19

[영남타워] TK신공항 건설, 정부가 직접 나서라
진식 사회부장

국가안보시설을 옮기는데 왜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을까. 도대체 정부는 뭐하고 있는가.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 방식을 보면서 늘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점이다.

TK신공항 건설은 현재 대구 동구에 있는 K2 군공항과 대구국제공항을 군위·의성으로 함께 옮겨 새로 짓는 일이다. 이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군위·의성에 신공항을 먼저 짓는다. 이렇게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이전하고 남은 터(K2 후적지)를 신도시 개발하듯이 개발해 신공항 건설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신공항 건설에는 약 14조원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공항에 약 11조4천억 원, 민간공항에 약 2조6천억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K2 후적지를 개발하는데도 15조원 안팎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중 정부(국토교통부)는 민간공항 건설을 맡은 역할만 하는 게 고작이다.

대구시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군공항 건설 사업을 맡길 계획이었으나, 최근 사실상 무산의 뜻을 밝혔다. SPC로 군공항 건설 및 후적지 개발사업을 진행하면 이자만 14조8천억 원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이다. 8조원이 넘는 적자도 예상됐다. 이에 대구시는 SPC와 함께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과 SPC 구성 없이 단독으로 신공항 건설 사업자로 나서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경우 대구시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대야 한다. 시가 SPC와 공동으로 시행할 경우 사업비의 80% 이상, 단독으로 추진하면 전액을 공적자금으로 조달해야 한다.

공적자금은 기채 발행이나 차입금을 통해야 한다. 한마디로 대구시가 빚을 내 TK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물론 K2 후적지 개발에 따른 수익으로 빚을 갚는다는 전제 조건이 깔린다. 문제는 이자 비용이다. 기채를 발행하든지, 정부로부터 빌리든지 간에 엄청난 이자를 물어야 하는 건 불 보듯 뻔하다. SPC 사업에 따른 이자보다는 적겠지만, 어림잡아 3조5천억원에서 5조원가량의 이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일까.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와 합의를 볼 것"이라고 했다.

K2는 대한민국 공군 역사상 최초의 전투기가 착륙한 공항이다. 1950년 7월2일 장성환 중령 등 공군 조종사 10명이 일본 이다츠케 공군기지에서 미국 공군의 지원을 받아 F-51 무스탕 전투기 10대를 몰고 동촌비행장(K2)에 착륙,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당시만 해도 미 공군이 사용하면서 경북 달성군 동촌면에 위치해 동촌비행장으로 불렸다. 1958년에 한국 공군 11전투비행단(11전비)이 주둔하면서 K2가 됐다.

1954년 6·25전쟁 휴전 직후 세기의 스타 매릴린 먼로가 미군 위문 공연 차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곳이 바로 동촌비행장이다. 1926년생 동갑내기 여배우 최은희가 마중 나갔고, 먼로의 '공항룩'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한 스토리텔링이 담긴 공항이다. K2는 또 '한·미 공동작전기지(COB)'이기도 하다. TK신공항을 건설하는데, 미군 시설 이전 기본계획을 수립해 미 국방성과 미 공군, 주한미군, 미 7공군 등이 요구하는 사항과 시설 규모, 배치 방안 등도 수용해야 한다.

누가 봐도 대한민국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국가안보시설이다. 왜, 어째서 대구시 혼자만 감당해야 하는가. 정부가 직접 나서라.

진식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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