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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도슨트 해설을 넘어

2024-09-23

[문화산책]  도슨트 해설을 넘어
우정임동원화랑 큐레이터·미술작가


도슨트 프로그램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필자도 오디오 도슨트를 가끔 이용하는 편이다.

도슨트(docent)라는 용어는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했으며 '가르치다' 또는 '안내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술관, 박물관, 전시회 등에서 작품이나 전시의 내용, 작가의 의도 등을 관람객에게 설명해 주는 전문 해설가를 도슨트라 한다. 이들의 역할은 전시 작품에 대한 깊은 해설과 복잡한 작품에 대해 이해를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서 관람객은 도슨트의 설명을 통해 작품의 탄생 배경이나 작가의 생각, 철학을 알게 되어 감동하는 경험을 가질 수도 있다.

필자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본 서도호 작가의 작품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은 공간과 기억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했다고만 느꼈다. 하지만 도슨트 해설을 통해 작가가 미국에서 느낀 정체성 문제와 공간에 대한 기억 표현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또 한번은 마크 로스코의 전시에서 본 '무제(블랙 온 마룬)' 작품을 보고 있을 때였다. 도슨트의 설명에 작품의 묵직함이 마음의 무게 같아 침묵으로 오랫동안 다시 작품과 마주했다. 이렇게 도슨트 전시 해설은 또 다른 감상을 이끌어 주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전시마다 도슨트 프로그램과 오디오 도슨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도슨트는 미술관, 박물관뿐만 아니라 아트페어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번 '2024 Kiaf SEOUL'에서도 도슨트의 활약상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미술시장에서의 블루칩 작가와 관심도가 올라가는 주요 작가들을 안내하며 작품 구매 정보를 제공한 프라이빗 도슨트 프로그램도 있었다. 다가오는 11월에는 대구 엑스코에서 'Diaf Plus'가 열릴 예정이다. 이곳에서도 도슨트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된다.

전시장에서 도슨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먼저 사전 정보 없이 작품을 직접 보고 느끼며 자신만의 해석을 내려보고, 도슨트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해설을 접하면 다양한 관점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작품들을 감상한다면 또 다른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마치 강의 전 미리 예습하고 본강의를 듣고 다시 복습하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원리로 말할 수 있다. 전시 관람 후 서로 대화를 나누고 감상을 기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우정임<동원화랑 큐레이터·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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