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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맛있다…대구 '夜시장'의 매력 속으로

2024-10-04

위치 좋고, 메뉴 좋고, 경치 좋고…별빛 내릴 때 만나는 '노상의 맛'

무더운 여름이 가고 선선한 날씨가 시작됐다. 특히 밤에는 기온이 20℃ 안팎으로 나들이 가기에 딱 좋다. 이 가운데 늦은 밤까지 살랑이는 바람을 쐬며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야시장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 야시장 '서문야시장'과 '칠성야시장'은 지난해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에 선정될 만큼 매력적인 밤마실 장소다.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지역의 대표 야간관광자원이다. 두 야시장은 각기 다른 분위기로 방문객을 맞는다. 이색 먹거리로 외지인까지 사로잡는 서문야시장, 아름다운 경관을 낀 칠성야시장. 초가을 밤, 날이 풀려 시민의 발걸음을 모으고 있는 두 야시장으로 나들이를 떠나봤다.

서문야시장
맛있고 다양한 메뉴 '엄지 척'
번화가 인접·대중교통 편리
접근성 좋아 여행객 줄이어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맛있다…대구 夜시장의 매력 속으로


◆'서문야시장' 영업 전부터 문전성시

말 그대로 '불야성(不夜城)'이었다. 밤에도 대낮같이 밝고 분주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6시40분에 도착한 대구 중구 서문야시장은 영업 시작 시간인 7시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친구, 연인,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야시장을 찾은 이들도 다양했다. 영업 10분 전부터 빨간 매대의 푸드트럭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개장을 기다린 방문객들이 매대가 자리를 잡기도 무섭게 바로 그 앞에 줄을 섰다. 인기 있는 코너는 1분도 안 되어 열 팀 이상이 모였다.

 

서문야시장은 2016년 문을 연 서문시장 내 야시장이다. 서문시장 건어물상가 앞 도로 350m 구간 직선 통로에서 열린다. 금·토·일 3일간 오후 7시부터 밤 11시30분(일요일은 10시30분)까지 영업한다. 약 30개로 구성된 음식 매대에 특히 사람이 몰린다. 젊은 층 취향에 맞는 여러 가지 퓨전 음식과 간식거리를 판매한다.

 

올해는 대구10미(味)인 막창부터 돼지갈비 프라이드, 버터갈릭새우, 회오리감자, 차돌박이 야키소바, 소고기 직화초밥 등이 있다. 탕후루, 아이스크림 와플 등 대중적인 디저트도 가득하다.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차돌박이 야키소바'와 '철판 꽃삼겹김밥'이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타서다. '차돌박이 야끼소바'의 경우 이날 영업 전부터 줄을 서 있었음에도 이미 긴 줄로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음식은 간이 식탁과 의자에서 먹을 수 있다. 일찍 자리를 잡지 않으면 앉아서 먹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개장 직후에 사람이 가장 붐비고, 폐장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한산하다. 근처 무대에서 버스킹 공연도 열려 맛과 음악을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서문야시장은 관광명소로 대구 여행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이날도 타지에서 야시장을 찾은 방문객이 많았다. 서울에서 대구로 여행 왔다는 이정민(28)씨는 "프로야구 팬이라 전날 LG와 삼성의 경기를 보기 위해 대구에 내려왔다. 그런데 대구 음식이 워낙 맛있기로 유명하지 않나. 먼 곳까지 내려온 김에 '먹방 여행'이나 하자 싶어 1박을 더 묵었다"며 "SNS에 '대구 여행'을 검색했는데 서문야시장의 음식이 뜨길래 왔다. 야시장은 거기서 거기일 거라 생각하고 큰 기대를 안 했는데 만족스럽다. 인기 있는 매대는 줄이 너무 길어 비교적 덜 유명한 음식을 먹었는데도 맛있었다"고 말했다.

서문야시장 내 상인 A씨는 "손님 중 60%는 외지인이다. 전국 각지에서 찾는 방문객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음식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필수"라며 "서문야시장의 경우 엄격한 입점 심사를 통과해야 부스를 운영할 수 있다. 그래서 매대 음식 대부분이 '평타' 이상은 친다"고 설명했다.

여행객들은 음식뿐만 아니라 '위치'도 야시장을 찾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서문야시장은 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역과 대구 도심에 위치해 이동하기 편리하다. 경북 경주에서 방문한 최경은(26)씨는 "가까운 대도시라 1년에 4번은 대구를 찾는데 그 중 1번은 서문야시장을 재방문한다. 먹거리가 많아도 교통이 불편하면 오지 않을 텐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좋고 무엇보다 동성로와 가까워 번화가에서 놀다가 오는 데 부담이 없다"고 밝혔다.

칠성야시장
지역민 산책하다 들르는 곳
신천 야경·식도락 즐겨 힐링
수제맥주 놓쳐선 안될 '별미'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맛있다…대구 夜시장의 매력 속으로


◆신천 낀 '칠성야시장' 수제맥주도 별미

같은 날 밤 9시쯤 찾은 대구 북구 칠성야시장은 서문야시장에 비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관광객과 외지인에겐 서문야시장보단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다. 대신 아름다운 신천과 산책로와 연결돼 인근 동네 주민들이 즐겨 찾는다. 길게 뻗은 천(川)이 북구뿐만 아니라 동구, 중구, 수성구, 남구까지 끼고 있어 많은 대구 시민이 오며 가며 접하는 곳이다. 이날 칠성야시장을 찾은 손정민(58)씨는 "평소 운동 삼아 신천을 걷는데 날이 시원해지면서 노상을 즐기면 좋을 것 같아 마침 찾았다"며 "산책과 함께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칠성야시장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한산하기 때문에 방문한 관광객도 있었다. 대전에서 친구들과 야시장을 찾은 이현섭(33)씨는 "서문야시장은 대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야시장이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았다. 조금 조용한 곳을 찾고자 칠성야시장에 방문했다"고 했다.

칠성야시장에선 육전, 삼겹살 순대볶음, 모듬초밥, 닭강정, 닭꼬치 등 약 20개의 음식 매대가 영업 중이다. 별미는 '맥주'다. 칠성종합시장 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수제맥주 칠성야맥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테이블도 넉넉히 구비돼 있다. 노란 천막 아래는 강변을 끼고 있는 명당 자리로 야경과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턴 10월 말까지 화·수요일을 제외한 주5일(월·목~일)로 운영한다. 주3일(금·토·일) 운영하는 서문야시장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진 지역 뮤지션들의 버스킹 공연으로 신천과 어우러진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야시장이 지역의 핵심 관광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두 야시장에 대한 발걸음은 계속 늘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서문야시장과 칠성야시장의 일평균 매출액은 올해 8월 말까지 각각 1천230만원, 39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6.8%(970만원), 39.3%(280만원) 증가했다.

글·사진=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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