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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길] 파친코

2024-10-18

[책 속의 길] 파친코
김민정<새마을문고 대구시 서구 원대동분회 회장>

배우 윤여정씨가 주연한 동명의 드라마를 통해 먼저 파친코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을 꼭 읽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는데, 알고 보니 파친코는 2017년 뉴욕 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작품이었다. 도서관에서 대출이 어려워 결국 서점에서 구입하여 두 번이나 정독했는데, 이 책이 왜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알게 되었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부산 영도에서 시작해 일본으로 이주한 재일동포 가족의 4대에 걸친 이야기를 그린 대서사시이다. 이 소설은 부산 영도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선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녀는 제주 출신의 고한수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후 선자는 개신교 목사 백이삭의 청혼을 받아들여 오사카로 이주하고, 그곳에서 두 아들 노아와 모자수를 낳아 가정을 꾸린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재일동포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과 고난은 일상적이었고, 남편 이삭은 결핵과 일본 경찰의 고문으로 세상을 떠난다. 선자는 홀로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더욱 단단해지기로 결심한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우리는 상관없다"는 글귀가 있다. 이 문장은 재일동포들이 오랜 시간 역사 속에서 외면당하면서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나가며 고통과 시련을 견뎌냈던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

제목 '파친코'는 일본에서 조선인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업이자, 일본 사회에서 가장 천시받던 직업을 의미한다.

이 책을 읽으며 해방 이후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재일동포들의 아픈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들의 고단한 삶과 서러움이 우리에게 교훈이 되어, 후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역사의 한 페이지로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란다.

김민정<새마을문고 대구시 서구 원대동분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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