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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아픔과 함께 한 1세대 패션디자이너 최복호

2024-10-21

35회 대구컬렉션에서 노익장 과시하며 새 도전 눈길
"남은 과제는 최복호 역사 보여줄 전시회 만드는 것"

대구의 아픔과 함께 한 1세대 패션디자이너 최복호
최복호 디자이너.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섬유패션의 도시 '대구'의 시대는 지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구는 섬유 산지로 건재하다. 기술력을 무기로 첨단형 의류를 생산중이고, 고부가가치 소재·첨단 산업으로 한창 변신 중이다. 면직과 염색, 봉제가 한 곳에서 모두 이뤄지는 세계 유일한 도시다. 지금도 그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대구에 있다. 창조적 사고로 늘 새롭게 도전하는 디자이너들이다. 대구의 패션사(史)를 끌어온 1세대 디자이너부터 신진 디자이너들을 통해 대구발 'K-패션'의 미래와 가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

<1>대구의 아픔을 어루만졌던 '한국 1세대' 디자이너 최복호

"그간 발자취를 기록하는 일종의 '최복호 아카이브'를 만드는 숙제가 남아 있어요. 제게 남은 유효기간이 길지 않음을 압니다. 그래서 후배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패션 매뉴얼'을 만들려고 합니다."

최복호는 대구를 넘어 한국 패션사에 큰 족적을 남긴 한국의 1세대 디자이너다. 대구 패션산업이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거름을 준 인물이다. '최복호가 곧 대구의 패션사'라고 불리울 정도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후 '진혼제 패션쇼'로 대구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섬유패션산업 부흥기인 1980년대 대구 번영의 중심에도 그가 있었다. 국내 최장수 패션쇼 '대구컬렉션'도 그의 손을 통해 태어났다. 고희를 훌쩍 넘긴 그는 오는 31일 개막하는 제35회 대구컬렉션에서 패션과 미술을 접목한 작품으로 다시한번 건재함을 과시한다.

▶제35회 대구컬렉션 주제는
"컬렉션 테마는 '여름의 빛, 봄의 정원'이다.1973년 패션 디자이너로 시작했고, 2020년 화가로 또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각각의 창작을 이 패션쇼에서 조화롭게 전달하려고 한다. 미술 작품 중 정물 작품인 '봄의 정원'이 베이스가 됐고, 추상 작품은 '여름의 빛'의 출발점이 됐다."

▶눈여겨 볼 대목은
"패션의 지속가능성을 단지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적 관점에서 공감할 만한 의상으로 완성하려고 했다.1997년 대학로에서 환경패션쇼를 발표했던 중년의 디자이너에서 이제 노년이 된 디자이너에겐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속가능 패션은 그 생각의 연장선이다."

▶대구컬렉션은 디자이너 최복호에게 어떤 의미인가
"1989년 대구패션협회를 만들며 대구컬렉션을 기획했고, 이후 대구시 지원과 후배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첫걸음을 뗐다. 당시 국내에 패션위크 개념이 없었다. 파리나 뉴욕처럼 패션쇼를 보여줄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자는 게 대구컬렉션의 시작이다. 고(故) 앙드레김 선생님이 직접 참석해 도움을 줘 의미가 컸다."

▶대구에서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패션계 대모 최경자 선생이 내게 이런말을 했다. '서울에서 시작한 그가 대구로 내려간 것은 아쉽지만,그의 철학을 믿기에 대구로 간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고. 지하철 참사 진혼제 패션쇼는 대구 사람이 겪었던 아픔을 작품으로 치유하고자 애섰다. 디자이너로서의 사명이 창작의 세계로 나를 밀어넣는 힘이 됐다. 아울러 작품활동에만 집중하도록 도와준 오랜 벗들이 있었다. 회사를 거쳐간 많은 직원과 가족은 내게 큰 버팀목이다."

▶앞으로 계획과 후배 디자이너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모든 것에 유효기간이 있듯 내게 남은 유효기간도 많지 않음을 안다. 50여년, 패션인으로 활동한 작품을 스토리텔링으로 보여줄 전시회를 기획중이다. 후배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믿는다. 한류의 물결속에서 음악·공연·드라마·영화처럼, 후배들에게 패션 디자이너로 세계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도록 자기만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갖고 끊임없이 도전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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