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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응답하라 1993 박충식!!

2024-10-23

[기고] 응답하라 1993 박충식!!
김윤호 (전 대구 동구 신천3동장)

삼성라이온즈가 기아타이거즈를 상대로 9년 만에 한국시리즈(이하 시리즈)에 진출했다. 시리즈만을 놓고 볼 때 삼성과 기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얼까?

1982년도에 출범한 프로야구는 올해로 43년을 지나고 있다. 삼성의 전·후반기 통합우승으로 시리즈가 없었던 1985년을 제외하면 작년까지 41회의 시리즈가 있었다. 기아는 해태 시절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11회 시리즈에 진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삼성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도부터 시리즈에 진출하는 등 프로야구 구단 중 가장 많은 17회에 걸쳐 시리즈를 펼쳤으나 우승 8회, 나머지는 준우승에 그쳤다. 삼성은 지금까지 기아의 전신인 해태와의 시리즈 전적에서 1986년, 1987년, 1993년 모두 해태에게 패했다.

시리즈 진출을 위한 포스트 시즌에서 삼성이 해태를 꺾은 것은 1990년도의 플레이오프가 유일하다. 삼성과 기아가 우승을 놓고 격돌한 것은 1993년이 마지막이었으니 올해의 시리즈는 31년 만의 재대결이다. 1993년도에도 해태가 레이스 1위를 차지하였고,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은 LG트윈스를 누르고 시리즈에 진출했으니 올해와 꼭 같은 상황이었다.

당시 광주에서 있었던 1, 2차전에서 1승씩을 나눠 가진 뒤 대구에서 있었던 3차전에서 양팀은 연장 15회의 혈투를 벌였지만 2-2의 무승부를 기록하게 된다. 이 3차전에서 해태는 문희수, 선동열, 송유석 등 3명의 투수가 계투하였으나 삼성에서는 박충식 선수가 총 181개의 투구로 15이닝을 혼자서 완투하는 초인적인 기록을 세우게 된다. 15회초 완투를 끝내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두팔을 번쩍 들던 박충식 선수의 모습이 31년이 지난 지금도 뇌리에 선하다. 그날은 '박충식'만이 유일한 승리자였다.

지금까지의 시리즈에서 다시 나올 수 없는 기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984년 시리즈 당시 롯데자이언츠에 우승을 안기며 혼자 4승을 거둔 고(故) 최동원과 함께 15이닝 완투를 기록한 박충식 투수의 두 가지 기록이 아닐까 필자는 생각한다.

특히 투수의 역할이 더욱 분업화되어 가는 특성상 박충식 선수의 15이닝 181구 완투는 비록 무승부였지만 다시는 나올 수 없고, 선수보호 차원에서 나와서도 안되는 기록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1993년의 시리즈와 꼭 같은 상황인 2024년 시리즈다. 박충식 선수가 완투했던 그 3차전을 삼성이 이겼다면 우승의 향방은 어떻게 되었을까? 박충식 선수가 비록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지는 못하였지만 전무후무한 그 기록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그날 혼신의 역투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대구 3차전의 시구를 그에게 맡기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한때 삼성의 에이스로서 큰 기록을 남긴 박충식 선수에 대한 팬들의 의리와 마땅한 도리일 것이다.

김윤호 (전 대구 동구 신천3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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