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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북의 독채 펜션 '스테이지 온 페이지'. 객실 내부엔 책방지기가 큐레이션한 책이 진열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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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북 1층 책 전시공간. 다양한 서적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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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북에서 운영하는 '심야책방'(오마이 아지트). 숙박객들은 이곳에서 간단한 술과 함께 오후 10시까지 책방지기의 추천 책을 받아 읽을 수 있다. |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했던가. 마침 부는 선선한 바람에 새로운 책 한 권을 펼치려 했다. 그런데 이런 날씨면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 대신 작고 특별한 곳을 찾아 떠나보고 싶다. 도심은 아쉽다.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근교로 떠나보기로 했다. 그렇게 가기로 한 곳이 청도다. 최근 청도의 몇몇 책방이 입소문이 나기도 해 궁금하던 참이었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한다. 대구에서 무작정 기차를 타고 달려가 청도역에 내렸다.
◆책방서 머무는 1박…'오마이북'서 즐기는 북 스테이
청도역에서 1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펜션 같기도, 큰 카페 같기도 한 세련된 건물이 나온다. 운영되는 건물만 서너 개가 넘을 정도로 상당한 규모다. 2019년 문을 연 이곳은 카페 겸 숙박을 겸하는 책방 '오마이북'이다. 대구 달서구 대곡지구에서 18년간 서점을 하던 부부가 내려와 운영하고 있다. 메인 건물 1층은 책 전시공간과 카페, 2층은 '북 스테이'를 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다. 주황색 전등 불빛이 눈에 띄는 옆 건물은 '심야책방'이다. 숙박객들은 이곳에서 오후 10시까지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을 받아 읽을 수 있다.
메인 건물 뒤편에 있는 건물은 책방지기가 큐레이션 한 책들과 머물 수 있는 독채 펜션 '스테이지 온 페이지'와 레스토랑이다. 스테이지 온 페이지는 총 4개 객실로 운영된다. 객실마다 테마도 모두 다르다. 시집들이 구비돼 있는 '분홍', 자기계발서 위주의 '연분홍', 여행·음악 등 예술 관련 서적이 있는 '파랑', 힐링 에세이·소설과 머물 수 있는 '회색' 방이다. 책방지기가 책방을 열기까지 얼마나 많은 기획 아이템을 구상했는지 엿보인다.
도착하자마자 게스트하우스 체크인을 한 후 메인 건물 1층을 구경한다. 층고가 높은데 그 층고를 꽉 채우고 있을 정도로 많은 책이 진열돼 있다. 여러 신간 도서를 비롯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등 약 1만권의 책이 있다. 심야책방엔 중고서적도 가득하다. 오마이북에선 중고책 한 권당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바꿔주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책의 상태에 따라 5천원, 1만원 등 저렴하게 판매하는데, 판매 수익금은 기부로 활용한다.
김인식 오마이북 대표는 다양한 옵션을 운영하고 있지만 결국 서점의 역할은 '책을 파는 일'이라고 했다. 그의 운영 철학은 누구나 서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안 그래도 독서에 대한 문턱이 높았는데 최근 몇 년 간 더 높아진 느낌이 들어 아쉽다. 서점은 대중적이어야 한다. 쉽게 들어오고 책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서 유아 도서부터 신간 도서까지 여러 서적을 구비해둔다"고 말했다.
글·사진=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