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브론테의 초상화. 네이버 지식백과 제공 |
단 한 권의 소설로 영문학사에 강렬한 흔적을 남긴 작가가 있다. 고독과 사색을 즐기며 인간의 깊은 감정과 복잡한 관계를 생생히 그려냈다. '폭풍의 언덕'을 쓴 '에밀리 브론테' 이야기다.
에밀리 브론테는 1818년 성공회 사제인 패트릭 브론테 신부와 마리아 브랜웰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언니는 제인 에어의 작가 샬럿 브론테, 동생은 아그네스 그레이를 쓴 앤 브론테다.
1820년 아버지가 요크셔의 한촌(寒村) 하워스로 전근하게 되어 에밀리 자매들은 그 황량한 벽지의 목사관(현재는 브론테박물관)에서 자랐다.
1824년 에밀리와 샬럿은 위의 두 언니들과 함께 근처에서 목사의 딸들을 싼 비용으로 맡는 기숙학교에 맡겨졌으나 영양실조와 결핵으로 두 언니들은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이로 인해 놀란 부친은 에밀리와 샬럿을 집에 데려왔다.
샬럿의 친구들과 에밀리 본인 등이 남긴 기록을 보면 그의 성격은 수줍음이 많고 말수가 적었지만 한편으론 거침없고 야성적이었다. 또 샬럿과 앤에 비해 공상과 사색을 많이 했다. 이런 성격은 그의 대표작 '폭풍의 언덕'에도 반영됐다.
1847년 발표된 '폭풍의 언덕'은 그녀의 이름으로 출간된 유일한 작품이다. 1846년 샬럿, 앤과 함께 가명으로 공동 시집을 냈지만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당시 폭풍의 언덕은 시대를 앞서간 나머지 혹평을 받으며 그가 쓴 소설이 아니라는 의심도 받았다. 에밀리는 출간 후 1년 만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훗날 폭풍의 언덕은 유명 작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리어왕, 모비 딕과 함께 영문학 3대 비극으로 꼽히게 된다.
서머싯 몸은 자신이 선정한 10대 소설 중 하나로 뽑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폭풍의 언덕은 문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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