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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맛있게 읽는 세계사,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4천년 '맛의 역사'

2024-11-01

고대~근대 음식문화사 한눈에 조망

각 시대 대표인물 18인의 음식 일화

지역 식문화 변천 과정도 쉽게 이해

[신간] 맛있게 읽는 세계사,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4천년 맛의 역사
19세기 '카레'는 영국의 국민 음식이었다. 영국과 우호조약을 맺은 인도 니잠왕국의 궁중요리가 영국 본토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신간 '맛있게 읽는 세계사'는 이 같은 음식의 역사를 대표적인 인물의 일화와 함께 풀어낸다. <게티이미지뱅크>

# '셜록 홈즈: 해군 조약문'엔 이런 대사가 나온다. "펠프스씨는 뭘 드실래요? 닭고기 카레? 계란 요리?" 19세기 영국의 국민 음식이 '카레'라 하면 믿을까. 런던 서민들은 일찍부터 카레를 즐겨 먹었다. 영국과 우호조약을 맺은 인도 니잠왕국의 궁중요리가 영국 본토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유명한 요리책 작가 이사벨라 비턴은 영국인의 입맛에 맞는 카레 요리 방법을 자신의 책에 싣기도 했다.

# 고대 메소포타미아 전 지역을 통일한 함무라비 왕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가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그가 제정한 '함무라비 법전'에 당시 식재료들이 기록돼 있다. 가축 중엔 소가 가장 많이 나오고 돼지는 딱 한 번 나온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돼지를 부정한 동물로 여겼다.


[신간] 맛있게 읽는 세계사,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4천년 맛의 역사
엔도 마사시 지음/최미숙 옮김/로그인/298쪽/1만8천원

최근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음식은 인류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인간이 생존만을 위해 음식을 먹은 건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하기 위해, 기분을 내기 위해 등 다양한 목적으로 식사를 즐기며 음식문화를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일반적인 역사책에는 정치, 전쟁, 경제에 관한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식문화와 구체적인 일상생활까지 다루는 경우는 적다.

이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줄 책이 최근 나왔다. 신간 '맛있게 읽는 세계사'다. 하나의 거대한 접시 같다. 이 한 권에 4천년 맛의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오래된 음식문화 역사를 한눈에 조망하게 한다. 이렇게 말하면 따분하고 두꺼운 책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플레이팅이 잘된 요리 같기도 하다. 방대한 내용을 스토리텔링 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 18인의 음식 관련 일화를 다룬 다음 당시 그 지역의 식문화와 역사를 살펴본다. 처음 읽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은 총 18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마다 인물들의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1장 함무라비와 5장 하룬 알라시드 편에선 메소포타미아 지역 식문화의 변천 과정을 볼 수 있다. 6장 바실리우스 1세와 11장 술레이만 1세 편을 비교하면 콘스탄티노플에서 이스탄불로 바뀌는 역사 속에서 음식문화의 계승과 단절을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모든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시대순으로 읽어도 좋고, 흥미 있는 인물 편부터 골라 읽어도 좋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세계 각지에서 음식이 어떻게 유입되고 정착됐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이 책은 저자인 엔도 마사시의 '음식기행(音食紀行)' 프로젝트 일곱 번째 작품이다. 일본의 요리 역사 연구가인 저자는 2014년부터 세계 각국의 역사적인 요리를 재현하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해 요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역사와 요리!' '음식으로 읽는 동방견문록' '음식으로 읽는 유럽사 2500년' '궁정악장 살리에리의 이상한 식탁'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식사' 등을 썼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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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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