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
경북도가 마련한 '파독 근로 60+1 주년 기념 오찬' 행사에 참석한 100여명의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제창되는 애국가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작은 울음 소리도 들려왔다.
1964년 12월10일 파독 광부·간호사 격려를 위해 인근 뒤스부르크 함보른 탄광회사를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 눈물의 연설을 직접 들은 이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 여러분 난 지금 몹시 부끄럽고 가슴이 아픕니다… 나에게 시간을 주십시오. 우리 후손만큼은 결코 이렇게 타국에 팔려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라고 약속했다.
약속은 지켜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독일 에센 한인문화회관 지하에 마련된 재독동포역사자료실에 걸려 있는 박정희 대통령·육영수 여사의 사진이 함께 들어 있는 액자를 가르키고 있다. 독일 에센에서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
그러면서 "파독 근로자들의 피와 땀,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며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된 지금, 결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박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독일 에센 한인문화회관에서 열린 경북도 주최 '파독 근로 60+1 주년 기념 오찬' 행사에 참석한 파독 광부와 간호자들이 애국가를 제창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독일 에센에서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
글뤽아우프(Gluck Auf)는 독일어로 '무사히 살아서 지상에서 다시 만나자'라는 뜻으로, 파독 광부들이 매일 아침 지하 갱도에 내려가기 전 서로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나눈 독일어 인사말이다.
교사 출신인 박정희(서부심상소학교)와 이철우(상주 화령중·고, 의성 신평중)는 고향이 경북인 데다 공교롭게 둘 다 공직(군·국정원)에 몸담은 뒤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경력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6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은 있지만 두 사람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 연설 장소의 기념 현판 설치를 요청하기 위해 뒤스부르크 시청을 찾은 이 도지사는 쇠렌 링크 뒤스부르크 시장으로부터 "60년 전 박정희 대통령이 골드북(방명록)에 하지 못한 사인을 오늘 이철우 도지사가 함께 해 달라"는 요청의 말로 현판 설치에 대한 답을 받았다.
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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