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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박정희·이철우의 '글뤽아우프'

2024-11-07
[영남타워] 박정희·이철우의 글뤽아우프
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시월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31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에센의 한 작은 마을. 파독(派獨) 광부·간호사들이 건립한 한인문화회관(파독광부회관)은 눈물바다가 됐다.

경북도가 마련한 '파독 근로 60+1 주년 기념 오찬' 행사에 참석한 100여명의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제창되는 애국가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작은 울음 소리도 들려왔다.

1964년 12월10일 파독 광부·간호사 격려를 위해 인근 뒤스부르크 함보른 탄광회사를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 눈물의 연설을 직접 들은 이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 여러분 난 지금 몹시 부끄럽고 가슴이 아픕니다… 나에게 시간을 주십시오. 우리 후손만큼은 결코 이렇게 타국에 팔려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라고 약속했다.

약속은 지켜졌다.

[영남타워] 박정희·이철우의 글뤽아우프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독일 에센 한인문화회관 지하에 마련된 재독동포역사자료실에 걸려 있는 박정희 대통령·육영수 여사의 사진이 함께 들어 있는 액자를 가르키고 있다. 독일 에센에서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60년이 지난 올해 10월31일 파독 광부·간호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독일 현지를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963년 여러분들이 광원(광부)과 간호사로 올 때만 해도 대한민국은 세계 꼴찌 국가였지만, 여러분 덕분에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됐다"며 "대한민국의 수출액이 3억달러 시절이었던 1967년 여러분들이 고국으로 보내준 1억달러와 독일에서 차관한 1억5천만마르크(당시 미화 약 4천만달러)로 포항제철을 세우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 대한민국이 일어나게 됐다. 모두 여러분들의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파독 근로자들의 피와 땀,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며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된 지금, 결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박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영남타워] 박정희·이철우의 글뤽아우프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독일 에센 한인문화회관에서 열린 경북도 주최 '파독 근로 60+1 주년 기념 오찬' 행사에 참석한 파독 광부와 간호자들이 애국가를 제창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독일 에센에서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이 도지사의 인사말이 끝나자 유럽 각국에서 행사장을 찾은 파독 광부·간호사들은 이 도지사의 손을 꼭 잡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심동간 <사>재독한인 글뤽아우프 회장은 "경북도는 모국방문, 산업시찰 등 항상 파독 근로자들을 위해 도와주고 있어 늘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 박정희 대통령 독일 방문 60주년을 기념해 포스코에서 제작한 기념 동판까지 직접 들고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글뤽아우프(Gluck Auf)는 독일어로 '무사히 살아서 지상에서 다시 만나자'라는 뜻으로, 파독 광부들이 매일 아침 지하 갱도에 내려가기 전 서로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나눈 독일어 인사말이다.

교사 출신인 박정희(서부심상소학교)와 이철우(상주 화령중·고, 의성 신평중)는 고향이 경북인 데다 공교롭게 둘 다 공직(군·국정원)에 몸담은 뒤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경력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6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은 있지만 두 사람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 연설 장소의 기념 현판 설치를 요청하기 위해 뒤스부르크 시청을 찾은 이 도지사는 쇠렌 링크 뒤스부르크 시장으로부터 "60년 전 박정희 대통령이 골드북(방명록)에 하지 못한 사인을 오늘 이철우 도지사가 함께 해 달라"는 요청의 말로 현판 설치에 대한 답을 받았다.

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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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기자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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