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집 고치고 민원 신속해결…도시민 이주 앞다투는 농촌으로
청송군은 노후화된 공동주택의 안전하고 깨끗한 주거 환경 조성과 입주민의 주거 복리 증진을 위해 노후 공동주택 정주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외벽 도색 및 CCTV 설치 등을 통해 새롭게 변모한 진보면 무지개아파트, 청송읍 삼호빌라·미리내 빌라(위쪽부터 아래방향으로). |
이러한 원인 중 하나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감소다. 무엇보다도 농촌에서는 청년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60대가 '청년'인 마을도 수두룩하다. 이는 농업의 인력난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쳐 농촌소멸을 가속화한다. 농촌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 달 살기와 같은 체류형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기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농촌의 빈집은 늘고 건물은 노후화됐다. 이는 마을 경관뿐만 아니라, 안전과 위생 등 다방면으로 주민들에게 해롭다. 농촌이라고 하면 낡고 오래된 이미지가 떠오르는 원인으로도 꼽힌다. 농촌 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 귀농·귀촌을 하기 위해 지역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청송군은 노후 공동주택 개선, 주택개량, 빈집정비 등 다양한 주거환경 개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청년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건립, 8282민원처리반 운영 등을 통해 군민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시민의 농촌 유입 촉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쾌적하고 살기 좋은 산소 카페 청송 열네 번째 이야기는 지역 활성화를 위한 청송군의 주거·복지 등 생활환경 개선사업이다.
늘어나는 '마을 골칫거리' 빈집 정리
공동주택 단지 보수·정비 보조금도
사과 디자인 가로등으로 경관 개선
90억원 들여 '청년빌리지' 건립사업
교정시설 직원에 공공임대주택 제공
2인 1조 방문 민원처리 기동반 운영
◆빈집 정비 및 농촌주택 개량
청송군이 운영하는 '8282민원처리팀'은 인구 고령화 및 지역 서비스 업체 부족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해결하기 힘든 불편사항을 해결해주고 있다. 8282민원처리팀이 민원인 가정을 방문해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
농촌주택 개량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농촌 지역의 노후화된 주택을 개량해 주거환경 및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불량주택 정비로 아름답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사업대상자로는 군민 중 본인 소유의 노후·불량주택을 개량하고자 하는 자 또는 무주택자와 도시지역에서 농촌 지역으로 이주하려는 자 등이다. 그중에서도 슬레이트 지붕 개량자, 빈집 자진철거자(무주택자), 0세부터 초등학생까지 자녀를 둔 보육가정, 다문화가정, 농촌 지역 거주자 중 노후·불량 주택 개량자 또는 무주택자, 귀농·귀촌을 하려는 자, 근로자 주택을 제공하려는 자, 농촌 빈집을 개량하려는 자,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신규(전원)마을 조성사업 지구 내 주택건축희망자 등의 경우 우선 대상 순위로 분류된다.
또, 노후 공동주택 정주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후화된 공동 주택의 안전하고 깨끗한 주거 환경 조성과 입주민의 주거 복리 증진을 위해서다. 지원 대상은 사용승인을 받은 후 15년 이상 경과한 노후 공동주택(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며, 단지 내 주민운동·어린이 놀이 시설의 경로당 유지보수와 보안등·CCTV 설치 및 보수, 도로·주차장·상하수도시설 보수, 옥상 방수 및 외벽 도색 등 공동주택의 공용 및 부대 복리시설의 보수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보조금은 단지 규모별로 총사업비의 50~80% 비율로 지원하며, 지원 한도는 10세대 미만 1천만원, 10~20세대 2천만원, 20~50세대 3천만원, 50~150세대 4천만원, 150세대 이상 5천만원이다. 사업을 희망하는 공동주택 단지는 군청 홈페이지 고시·공고 게시판의 관련 서류(신청서, 입주민 동의서, 사업계획서 등)를 구비해 종합민원과로 방문 접수하면 된다. 선정기준 및 배점표에 따라 현장 조사 등을 통해 평가한 후 '청송군 지방보조금 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지난해 6곳의 공동주택 단지가 선정돼 개선사업을 완료했다, 올해는 8곳의 단지가 개선돼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였다.
이 외에도 가로등 설치 등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야간에는 유동 인구감소로 인한 범죄 및 교통사고 위험지역 증가로 가로등 설치 및 노후 가로등 유지보수에 관한 민원이 증가해왔다. 이에 청송군은 위험지역 등에 가로등을 설치하고 있다. 가로등의 경우 지역의 대표 농산물인 사과를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설계해 도시의 경관도 개선하고 있다.
◆청년 유입 위한 공공임대주택
청송군은 사회 첫발을 내딛는 청년을 위해 정주 환경을 조성하고 직장 및 지역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 청년빌리지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 인구 유입 증가를 도모하는 동시에 유출을 방지해 지역 활성화를 꾀한다는 목표다. 총 90억원이 투입되는 청년빌리지 건립사업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왔으며, 올해 6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규모는 총 44세대로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진보면 공공임대주택 건립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진보면에는 지난 40년간 함께해 온 기관이 있다. 교정시설인 경북북부교도소다. 이에 청송군은 교정시설 직원들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해 정주 인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지역에 여성교도소를 추가로 유치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진보면 진안리에 부지 3천554㎡를 확보했으며,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사업비 244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100세대(원룸 80세대, 투룸 20세대)를 조성해 여성교도관 및 청년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8282민원처리팀 운영
청송군은 인구 고령화 및 지역 서비스 업체 부족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해결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지난해부터 '8282민원처리팀'을 운영하고 있다. 8282민원처리팀은 현재 총 8명(행정 3명, 콜센터 1명, 기동반 4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기동반은 2인 1조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민원인 가정에 직접 방문해 전기, 수도 등 간단한 수리·보수를 하고 있다. 사업 대상으로는 일반 가구의 경우 연 4회, 회당 재료비 5만원 이내의 간단한 수리·보수를 진행하며, 수리에 필요한 재료는 민원인이 준비해야 한다. 단, 취약가구(65세 이상, 기초·차상위·장애 등 복지 대상자)는 재료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총 1천898가구, 5천287건이 접수돼 1천875가구, 5천247건의 민원이 처리 완료됐다. 처리율은 98.7%에 달한다. 민원처리팀은 시골 어르신들이 방충망이 다 찢어져 벌레가 들어와도 어디서 어떻게 수리해야 할 지 몰라 불편함을 참고 사는 것을 보고 올 한 해 동안 320가구에서 방충망 보수작업을 펼쳤다.
이러한 행정 서비스는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2023년 경북도 혁신 및 적극 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생활민원처리사업의 성공적 시행으로 경북 울릉군, 충북 단양군, 경남 하동군 등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정주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안정적인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공공주택건립사업, 노후주택개량사업, 빈집정비사업 등 각종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주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살기 좋은 청송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유병탁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