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사태 공론화 어려운 상황 이어져…축소·은폐 의혹"
학교 측 "강연 후 메시지 보낸 건 맞지만, 학생 보호 목적"
메가스터디그룹 "법적 대응 및 온라인상 조치 한적 없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대구 A고교에서 메가스터디그룹 손주은 회장의 강연 이후 학생들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안내 메시지. 독자 제공 |
'대구 고교 강연 중 부적절 발언 논란'(영남일보 11월 26일 단독 보도)과 관련해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강연 관계자들이 상황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27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는 취재진에 "당시 강연을 들은 사람들 다수가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비판하거나 공론화하기 힘든 상황이 며칠째 이어졌다"라며 "강연 관계자들이 부적절 발언 문제가 외부에 알려질까 봐 온라인상의 조치를 취하고 학생들을 겁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어른들이 문제 축소·은폐를 위해 학생들에게 2차 가해를 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지난 26일 영남일보가 입수한 안내 메시지에는 '현재 메가스터디 법무팀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본인의 행위가 학교와 당사자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문제가 될만한 부분들만 모아서 외부인들로 하여금 학교와 당사자를 비난받게 만든 행위는 앞으로 영향력 있는 외부인 초청에 걸림돌이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안내 메시지는 A고교 측에서 학생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안내 메시지를 접한 한 학부모는 "내용이 이상한 강연도, 그 후의 대응도 마치 학생들을 '가스라이팅'하려는 것 같아 너무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고교 관계자는 "해당 안내문은 강연 이후 우리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보낸 것은 맞다. 학교 측에서도 당시 상황을 파악해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보낸 것일 뿐"이라며 "사이버 상의 문제들에 대한 대응 매뉴얼에 따른 것이고, 혹시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 까 보호하는 차원에서 (안내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은폐나 그런 목적은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메가스터디그룹 측은 "학생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고려한 적 없고, 해당 강연 관련 내용이 유포되지 못하도록 조치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대구 A고교 주관 명사 초청 강연에서 유명 사교육 업체 관계자가 고교생들을 상대로 부적절 발언을 해 논란이라는 사실이 본지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메가스터디그룹 손주은 회장은 해당 강연에서 "너 이렇게 살면 네 인생 XX보다 못할 것 같다" 등의 발언을 비롯해 수차례 여성 비하 등 부적절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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