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여성의전화 "고교생 대상 강연서 여성비하, 입에 담지도 못할 여성혐오 발언을 쏟아내" 비판
'대구 고교 강연 중 부적절 발언 논란'과 관련해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 시민사회단체가 성명을 내고 이번 논란 및 대응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대구여성의전화는 27일 '딥페이크 사태 불과 3개월 후 발생한, 대구 K고등학교 메가스터디 회장 발언 논란과 부적절한 학교 대응에 분노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 8월 말, 우리 사회는 딥페이크 사태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진화하는 디지털성폭력의 문제만으로도 그 피해가 심각했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사실은 피·가해자 대부분이 10대 청소년들이었다"라며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 지 불과 3개월 만에 우리는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직면하게 됐다. 메가스터디는 사교육 시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의 회장이라는 사람이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 외부 강사로 초대돼 입에 담지도 못할 여성혐오 발언을 쏟아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여성의 외모를 품평하고, 출산의 도구로 여성을 대상화해 왔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가 결국 온라인 상에서 딥페이크와 같은 사태를 양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며 "그런데, 사교육이라고는 하지만 교육을 하는 기관의 수장이 외부 강사로 초대돼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발언을 쏟아냈다는 것은 매우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여성의전화는 "그럼에도 학교의 대응은 매우 유감스러움을 넘어 우려스럽다. 학교의 대응은 이 상황에 대한 정확한 문제 인식이 없을뿐더러 학교를 대신해 문제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는 학생들의 입을 막음으로써 결국 강사의 문제적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게 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강사는 학교 관계자가 아닌 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 관계자 또한 강사의 발언에 즉각 문제 제기하지 않고 도리어 학생들의 언행을 단속한 것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라며 "메가스터디 법무팀은 이 문제를 공론화한 학생들에 대한 어떠한 불이익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재 사태에 대한 학교의 대응이 성평등 인식의 부재에서 기인했음을 인정하고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평등 교육을 시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주 대구 한 고교 주관 명사 초청 강연에서 유명 사교육 업체 관계자가 고교생들을 상대로 부적절 발언을 해 논란이라는 사실이 본지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메가스터디그룹 손주은 회장은 해당 강연에서 "너 이렇게 살면 네 인생 XX보다 못할 것 같다" 등의 발언을 비롯해 수차례 여성 비하 등 부적절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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