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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4기 희망의 빛…'오시머티닙'이 바꾼 삶

2024-12-03

폐암 4기 희망의 빛…오시머티닙이 바꾼 삶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준홍 교수가 폐암 환자에게 치료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안 교수는 폐 모형과 CT 스캔 이미지를 활용해 폐암의 진행 상태와 치료 계획에 대해 상세히 안내하고, 조기 진단과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환자는 오시머티닙-항암화학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 뇌전이 완전 관해와 함께 호전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폐암 4기라는 진단은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히는 듯한 절망을 안긴다. 삶의 끝자락에 서 있는 듯한 막막함, 그 무게는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너무나 크다. 하지만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준홍 교수와 환자 조모(60대·대구 동구)씨는 그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아냈다. "죽음이 아니라 다시 사는 법을 배웠다"는 그의 이 한마디는 단순한 생존이 아닌, 다시 꿈꾸고 살아가는 용기를 이야기한다. 오시머티닙-항암화학 병용요법이란 치료법은 그에게 단순한 약이 아닌, 새로운 삶의 문을 열어준 열쇠였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그들의 여정은 의료 기술이 만들어낸 기적의 또 다른 이름이다.

폐암4기 환자, 뇌 등 전신 10곳 전이
'오시머티닙 항암화학 병용요법' 치료
폐종양 크기 감소·뇌전이 완전관해

혈앨뇌장벽 투과 뇌전이 치료 큰성과
부작용 적고 환자 치료 순응도 높지만
고비용으로 경제적 부담 급여화 절실


◆진단 당시 뇌전이 확인

올해 5월 폐암 4기로 진단받은 조씨는 폐와 뇌를 포함해 전신에 10곳 이상의 전이가 확인된 상태였다. 그는 "처음에는 감기 증상처럼 기침과 콧물이 지속되더니 목소리가 변했다"며 "동네 병원에서 큰 병원을 가보라는 소견을 받고 영남대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폐암 4기 진단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족력조차 없었던 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그는 "가족 중 누구도 암을 앓은 적이 없었다"며 "94세인 모친도 올해 당뇨나 고혈압 없이 건강하시고 암과 관련된 가족력이 없었기에 폐암 4기를 진단받았을 때 정말 놀랐다"고 심정을 전했다.

안 교수는 "환자는 진단 당시 인지 능력이 저하돼 있었고, 걸음걸이도 비정상적인 상태였다. 특히 뇌수막 전이가 확인된 상황이었다"며 "오시머티닙 병용요법 치료 후 뇌전이는 완전 관해 상태로 호전됐으며, 폐 종양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조씨도 본인 건강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진단 당시 숨이 차서 움직이는 것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가벼운 운동을 할 정도로 회복 됐다"며 "맨발 걷기와 같은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치료 한계 넘은 오시머티닙 병용요법

오시머티닙 병용요법은 기존 항암화학요법의 한계를 넘어서며 뇌전이 환자들에게 큰 효과를 보이는 치료법이다. 항암화학요법은 혈액뇌장벽(BBB)을 쉽게 통과하지 못해 뇌전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오시머티닙은 높은 BBB 투과율로 뇌전이를 치료하는 데 탁월한 성과를 보인다. 3상 임상연구인 플라우라 2(FLAURA2)에 따르면, 오시머티닙-항암화학 병용요법을 사용한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기존 단독요법 19.9개월에서 29.4개월로 약 9.5개월 연장됐다. 특히 뇌전이가 동반된 환자군에서도 병용요법은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위험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안 교수는 "EGFR 엑손 21 변이 환자나 전이 부위가 많은 환자에게 병용요법은 큰 장점을 가진다"며 "뇌전이가 동반된 환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치료 옵션"이라고 조언했다.

오시머티닙 병용요법은 부작용이 적고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가 높다.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설사, 손발톱 주위염, 발진 등은 병용요법에서도 관찰되지만 대부분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안 교수는 "환자는 초기 4회의 강력한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쳤으며, 이후 유지요법 단계로 넘어가면서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는 큰 부작용 없이 치료를 잘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조씨도 "치료 초반에는 입안 건조와 설사 같은 증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며 "현재는 하루 7시간 정도 숙면을 취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빠른 급여화 절실

오시머티닙-항암화학 병용요법은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 비급여라는 점이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치료 과정에서 장기간 항암 요법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는 비용 부담이 더욱 크다. 안 교수는 "병용요법은 효과가 뛰어나지만, 고비용으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에게 쉽게 권유하기가 힘들다"며 "급여 과정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오시머티닙 병용요법의 급여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급여가 적용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조기 진단 생존율 좌우

폐암 치료제의 발전은 환자들의 생존율을 크게 높이고 있지만, 조기 발견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 안 교수는 "폐암을 초기에 발견해 수술과 보조요법을 병행하면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여성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 비율이 높아 정기적인 저선량 CT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폐암은 더 이상 절망만을 남기는 병이 아니다. 치료제의 발전과 적절한 치료 전략이 결합되면서 폐암은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오시머티닙 병용요법과 같은 혁신적인 치료법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며 폐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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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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