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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프리케·오현주 엮음/아트북프레스/200쪽/1만7천원 |
현대미술은 기존의 미술이 가진 관습과 질서, 규범을 깨며 새로운 장르를 출현시켰다. 그것은 다른 관점과 실험 재료로 아방가르드의 정신을 실천했고 다른 감각과의 협업까지 시도했다. 대표적 예가 '사운드 아트', 즉 소리로 이뤄지는 미술 작품이다. 음악가가 아닌 시각 예술가가 주체가 돼 청각과 시각을 함께 사용한 '사운드 아트'의 경우 안타깝게도 백남준 등 몇몇 작가 외에는 국내에서 크게 알려진 바 없다.
미술과 음악 장르가 협업해 탄생한 현대미술 장르 '사운드 아트'의 어원과 의미는 독일어 '클랑쿤스트(Klangkunst)'에서 그 태생을 찾아볼 수 있다. '클랑쿤스트'의 번역어인 '사운드 아트'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면 '소리 예술' 정도로 직역할 수 있지만, '클랑(klang)'이라는 단어에는 단순히 '소리' 외에 '음조' 등 소리의 원소적 의미가 내포돼 있다.
'사운드 아트'는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이자 자연스럽게 한국에 정착될 수 있는 개념이라는 것이 엮은이 오현주의 생각이다. 독일의 '클랑쿤스트'가 분명 '사운드 아트'와는 다른 성질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이 책은 '클랑쿤스트'의 본고장인 독일과 사운드 아티스트들의 마음 속 고향 독일 베를린에서 '클랑쿤스트'의 초기 정신과 형태를 형성했다고 평가받는 5인을 인터뷰해 엮었다. 이 5명의 인물은 각각 소리, 공간, 미디어, 신체 등 현대미술의 화두와 결합돼 있다.
엮은이 중 슈페판 프리케(Stefan Fricke)는 독일 공영 방송사 회원국 헤시셔 룬트풍크(Radio Frankfurt)의 클랑쿤스트 부서 편집장이다. 또다른 엮은이 오현주는 '클랑쿤스트 작곡'을 전공한 아티스트로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활동 중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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