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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이제부터 시작이다

2025-01-02

[대구경북 르네상스] APEC이 선택한 경주
회의장·호텔 근거리…공항·KTX역도 가까워 안전
도시 전체가 노천 박물관…국제행사 다수 개최 노하우도

올해 11월이면 세계 21개 정상과 기업 총수 등이 경주를 찾는다. 바로 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 열리는 것이다. APEC 개최는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경주를 세계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APEC을 개최하기까지는 불과 10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영남일보는 성공적인 APEC 개최를 위한 경북도와 경주시의 남은 과제와 준비상황 등을 차례로 짚어본다.

경주 APEC…이제부터 시작이다
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인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세계적 문화관광지로 급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보문관광단지 야경. <경북도 제공>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국제행사가 아니다. 전 세계 GDP의 62.2%, 총교역량의 50.1%를 차지하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4대 강국 등 태평양 연안 21개 국가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지역 경제협력체 회의다. 전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와 기업들이 모이는 만큼 APEC에서 도출된 결과는 미래 세계 경제의 트렌드로 나타난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APEC 개최를 통해 경제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 500대 글로벌 기업 CEO 초청에 노력 중이다. 이번 경주 APEC에는 21개 회원국 정상 및 각료, 기업인, 언론인 등 연인원 2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완벽한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 2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다시 열리는 APEC은 왜 경주를 선택했을까. 기초단체인 경주는 대도시를 능가하는 인프라와 지리적 장점을 갖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과 주요 인사들이 찾는 만큼 정상회의 등 주요 행사가 열리는 곳에서 숙박, 전시장 등이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경주는 경호 및 안전, 이동 동선 등에서 다른 도시에 비해 탁월한 강점을 갖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제1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와 제2회의장인 육부촌이 3분 이내에 위치해 있다. 또 APEC 제1회의장 3㎞ 이내에 숙박이 가능한 객실만 4천463실이 있다. 10㎞ 이내까지 확대하면 1만2천812실을 확보, 각국 대표단 및 참가단 수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인 대구에 4성급 이상(1천470실), 포항 3성급(240실), 울산 3성급 이상(2천실)의 숙박시설이 있다.

특히 각국 정상들이 묵을 정상용 객실(Presidential Suite, PRS)도 12개 호텔 35객실(기존 16개, 신설 9개, 준PRS 10개)이 있다. 또 대구공항 및 김해공항, KTX 역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여기에 경주는 불국사, 첨성대 등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 천년 고도의 문화적 특징을 갖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품은 도시인 것이다. 이를 반영해 경북도는 경주엑스포대공원에 대한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APEC 기간 각국 손님들이 한류문화와 경북도가 가진 전통문화 체험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내외신 기자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보문관광단지 내 미디어센터에는 메인 브리핑룸, 영상·사진기자실, 인터뷰룸, 비즈니스 라운지 등 APEC 개최에 필요한 핵심시설이 마련된다. 특히 경주는 제7차 세계 물포럼,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최근 다양한 국제행사를 꾸준히 유치해 성공시켜 왔다.

APEC은 경주와 경북의 새로운 성장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경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9천720억 원의 생산 유발, 4천654억원의 부가가치와 7천908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APEC 개최에 따른 당장의 성과뿐만 아니라 미래성장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역대 APEC 개최도시들의 발전 과정만 봐도 알 수 있다. 2002년 개최지인 멕시코 로스카보스의 경우 인구 7만 도시가 정상회의 개최 후 34만 관광도시로 성장했다. 2005년 개최지인 부산의 경우는 외국인 관광객이 281.2%나 증가했다. 이제는 경주 차례다. 세계 10대 글로벌 국제관광 도시로의 도약이 현실로 이루어질 것이다. 1500년 전 세계 4대 문화도시였던 경주가 다시금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우뚝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경북도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평화·경제·문화 번영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미·중·일·러를 포함한 21개국 정상들이 모두 참여해 이념과 분쟁을 넘어선 세계 평화와 상생협력의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또 세계 500대 기업 CEO를 초청해 국내 대기업은 물론 지역 기업들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문화의 정수(精髓)를 소개해 문화의 힘으로 세계와 연결되는 제2의 삼국통일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경제계도 경주 APEC 성공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25년 신년사에서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해 대한민국 경제의 굳건함을 대내외에 알리는 한편, 글로벌 번영을 위한 기회의 문을 열겠다"고 밝혔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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