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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을사년

2025-01-02

을사년(乙巳年) 하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순간인 1905년이 떠오른다. 일제에 국권을 잃은 슬픔과 치욕의 상징인 을사늑약이 체결된 해였다. 치욕의 그늘은 '을씨년스럽다'는 표현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뭔가 음울하고 불안한 기운을 나타내는 이 말은, '을사년스럽다'는 표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2025년 을사년 푸른 뱀(靑蛇)의 해 역시 내우외환에 시달렸던 120년 전처럼 을씨년스럽게 출발한다. 밝고 활기찬 소식보다는 탄핵심판, 내수침체, 고환율, 트럼프발 리스크 등 음울한 뉴스들이 더 많다.

다행히도 시작은 을씨년스럽지만, 푸른 뱀의 기운을 받으면 그 끝은 희망과 역동적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뱀은 동양에서 지혜와 치유, 변화를 상징하며, 푸른색은 풍요와 생동감을 더한다. 올해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는 뱀처럼, 우리나라도 내우외환의 병을 치유하고 변화를 준비할 수 있다는 소망이다. 사회 각계 인사들도 신년사에서 푸른 뱀처럼 지혜를 갖고 새롭게 도약하자는 점을 강조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올해는 뱀이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듯 한국경제가 다시 태어나는 한 해"라며 "옛것을 뜯어고치고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혁고정신(革故鼎新)'의 결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고통을 동반하지 않는 변화와 성장은 없다. 지금의 내우외환도 더 나은 미래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쓰디쓴 약이 될 수 있다. 을사년 한 해 역동적인 푸른 뱀의 에너지를 가슴에 품고, 한 발씩 내디디면 우리의 삶은 물론, 공동체를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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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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