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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멸 시대 폭식 사회'는 지역 소멸 위기를 '수도권 폭식 사회'로 진단하며 균형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모색한다. 경북 청도군 매전면 관하1리 입구에 아이의 출생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린 모습. <영남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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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 지음/리북/256쪽/1만5천원 |
대한민국은 지금 '폭식 사회'다. 수도권이 일자리, 교육, 의료, 문화 등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진공청소기가 됐다. 비수도권은 자원 부족과 기회 감소의 상황에 처했다. 수도권 중심의 발전 모델은 결국 지역 소멸이라는 재앙적 결과를 예고한다. 신간 '소멸 시대 폭식 사회'는 이 위기를 '수도권 폭식 사회'로 진단하며 균형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모색한다.
현직 언론사 논설위원인 저자는 30년간 기자로 일하며 취재한 수도권 집중 및 지역 소멸 현상을 냉철한 시각으로 톺아본다. 박정희 정부 때부터 시작한 국가 균형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수도권 집중화는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 책임은 정치권과 언론에 있다고 단언한다.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되고, 대구경북 통합, 부울경 메가시티가 난항을 겪는 건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언론에는 이를 방치한 책임을 묻는다.
"지역 균형발전은 서울 폭식 해소책이어야 한다." 저자는 이런 '폭식 사회'를 청산하기 위한 방안으로 '10년 이상 지속 가능한 균형발전 모델 구축'을 강조한다.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추진될 수 있는 정책으로 지역 주도의 맞춤형 발전 전략을 제시한다. 각 지역의 산업·문화 등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헌법 정신 실천, 저출산시대에 맞는 균형발전 전략 수립, 서울 중심의 수직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지방분권을 말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수도권을 기점으로 생성된 공간이동 경계선을 나타내는 '판교라인' '기흥라인' '의대라인' 등 신조어를 통해 수도권 블랙홀이 어떻게 가속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장에서는 정치권이 균형발전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어떻게 균형을 망가트렸는지, 3장에서는 역대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평가한다. 박정희 정부부터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각 정부의 정책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날카롭다. 4장에선 균형발전 정책을 위한 언론의 책임, 마지막 장인 5장에선 4대 전제조건과 5대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에 대해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은 "'폭식 사회'라는 독창적인 개념으로, 수도권 집중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그리고 지방이 어떤 위기를 맞고 있는지 사례와 데이터로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다. 불균형에 지친 그리고 당당한 지방의 삶을 꿈꾸는 모든 시민들에게 권한다"고 평했다.
저자인 박현갑은 서울신문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부산대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동국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입사 이후 사회부장, 정책뉴스 부장, 편집국 부국장, 온라인뉴스 국장 등으로 일했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회장과 신문윤리위원으로 활동하며 언론의 책임과 윤리를 고민해 왔다. 세상을 역지사지의 자세로 바라보며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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