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대구 동성로 한복판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윤대통령 을 지지하는 시민 500여 명이 한겨울 찬 바람을 무릅쓰고,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 맞은편 도로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집회의 주최는 보수성향의 연합체인 '구국 대구투쟁본부'. 상임대표 최영호 씨를 비롯한 10여 개의 보수단체가 참여한 이번 집회는 '탄핵 무효'를 기치로 내걸며 오후 내내 구호와 연설로 가득 찼다.
집회는 “탄핵 무효,이재명 구속,공수처 해체, 선관위 해체"를 외치는 군중의 목소리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를 언급하며,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역시 같은 길을 반복하는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 연사는 마이크를 잡고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보고도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단 말입니까? 이제는 자유 대한민국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대한민국을 더는 무너뜨릴 수 없다"는 의지를 외쳤다. 또한, “비겁한 보수는 보수가 아니다"라며 현 정국에 대한 보수층의 단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구국 대구투쟁본부는 집회 공지에서 “나라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이유는 보수층의 침묵과 비겁함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이제 모두가 저항권을 행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연설 중 “행동하지 않는 애국은 더 이상 애국이 아니다"라며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매일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1월 2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4차 변론을 진행한다. 이번 변론에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증인들이 소환돼 신문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된 상황에서도 4차 변론에 직접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대구에서 열린 이번 집회는 뜨거운 정치적 논란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하며 평화적으로 이루어진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현장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서부 법원 사태와는 달리 어떠한 폭력 사태나 기물 파손 없이 집회가 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라며 “집회 참가자들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의사를 표현하려는 태도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성로에서 울려 퍼진 이들의 목소리가 편향적인 정치적 견해의 표출인지 대한민국 헌정사의 중요한 분기점에서 민의를 기록하려는 한 단면인지는 역사가 증명해줄 것이다.
참가자들의 외침이 신념과 정당을 넘어 나라를 걱정하는 시민의 목소리이기를 많은 국민들이 바라고 있고, 그 목소리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혹한의 날씨 속에서도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참가자들의 결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귀중한 가치를 지니는지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이들의 외침은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둘러싸고, 전국민적 관심과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한유정
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