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스타트업 '제2의 딥시크' 꿈꾼다] (1) 'CES 혁신상' 대구 퀘스터-경북 휴머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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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에 참가한 대구 스타트업 퀘스터 관계자가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 내 C랩 전시관 부스에서 '핸드 트래킹 글러브'를 시연하고 있다. 이동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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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 참여자가 휴머닉스의 최첨단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세짐(SEGYM)'을 이용해 운동을 하고 있다. <휴머닉스 제공> |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AI(인공지능)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지만, 저비용으로도 뛰어난 성능의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혁신'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딥시크와 오픈AI의 초기 투자금은 23배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2023년 5월 중국 항저우에서 딥시크를 창업한 량원펑(梁文鋒)은 유학파가 아닌 순수 중국 출신이다. 중국 저장대 전자정보공학과를 졸업한 량원펑은 2013년 대학 동문과 항저우에서 '야코비투자관리유한회사'를 설립했다. 2015년 대학 동기들과 AI 기반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를 만든 뒤 2019년 사내에 AI 딥러닝 플랫폼 부서를 신설했다. 부서원 모두 중국 국내파였다. 이곳에서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하기 위해 엔비디아 칩 1만개를 확보해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이후 하이플라이어 펀드에서 딥시크를 분사한 뒤 AI 모델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픈소스 방식으로 개발한 첫 AI모델 딥시크 코더를 2023년 11월에 출시했다. 연이어 딥스크 매스, 매스, 딥시크, VL, V2, 코더2, V3 등 모델을 출시했으며 지난달 20일에는 R1모델까지 내놓았다. 대구경북 스타트업들도 지난달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국제전자제품박람회)' 현지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대구 '퀘스터'
삼성전자와 협업 CES 무대에
글로벌 기업과 기술개발 협력
로봇핸드 연구용으로 판매 중
■ 경북 '휴머닉스'
세짐, 최첨단 소프트웨어 탑재
아날로그 운동기구 한계 극복
국내외 60여 기업체에 눈도장
◆독보적 센서 융합 알고리즘 보유
'핸드 트래킹 글러브'로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한 대구 스타트업 퀘스터는 CES 참가를 통해 로봇용 센서 개발 글로벌 기업 에이딘로보틱스와 휴머노이드 로봇핸드 및 모방학습 기술 개발에 협력기로 했다. 지난달 22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휴머노이드 모방학습에 특화된 글러브 키트 공동 개발에 나섰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6축 힘·토크 센서를 다섯 손가락에 모두 내장한 총 15자유도(Degree of Freedom)의 로봇핸드를 연구용으로 판매 중이다. 이들은 여기에 퀘스터의 기술을 접목, 원격 제어와 조작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 학생 창업기업인 퀘스터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올해 CES 무대를 밟았다. 핸드 트래킹 글러브 '모티글로브(Motiglove)'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손동작 추적능력, 안정성, 정밀도를 갖춘 장갑형 디바이스가 퀘스터의 주력 제품이다.
퀘스터의 핵심 기술은 센서 퓨전으로,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센서를 융합하는 알고리즘에 강점을 갖고 있다. 기존 기술과는 달리, 이들의 센서 퓨전 기술은 각각의 센서가 갖고 있는 단점을 조금씩 보완하면서 장점을 살리는 고유의 알고리즘이다.
로보틱스, 모션 캡처, VR 컨트롤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이 가능하다. 퓨전 센서가 가미된 핸드 트래킹 글러브를 통해 개발될 휴머노이드 로봇의 학습이 가능하게 한 것. 학습된 움직임들은 데이터로 제공돼 애니메이션, VR 등의 사업에도 적용된다고 퀘스터는 설명했다.
이정우 퀘스터 대표는 "핸드 트래킹 글러브 기술을 활용해 로봇 핸드의 원격 제어와 조작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며 "인간과 로봇 간 상호작용을 한층 더 자연스럽게 만들고 로봇의 활용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선두 주자
경북 경산 소재 휴머닉스는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세짐(SEGYM)'으로 CES 2025 피트니스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휴머닉스는 CES 2025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 K-스타트업관의 '경북도 공동관'에 부스를 마련하고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을 맞았다. 현장에서 세계적인 피트니스 기업과 제품 협업 및 수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이탈리아 명품 피트니스 기구 브랜드로 알려진 테크노짐(Technogym)과 협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세짐' 개발은 아날로그 운동 기구의 한계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세짐은 전동 프리웨이트 기구에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세계 유일의 디지털 헬스케어 머신이다. 제한된 움직임에 기반해 구동되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복합적인 인간 움직임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로봇 기술이 접목됐다.
사용자가 맨몸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한계에서 벗어나 AI 헬스케어 로봇의 보조를 받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피트니스 이용자 및 재활환자들은 세짐에서 측정하는 신체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고, 본인에게 가장 알맞는 방식의 운동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세짐은 △중량 원판의 교체 없이 최대 300㎏까지 가능한 하중 생성 기능 △0.1㎏ 단위로 제어 가능한 정밀 하중 제어 기능 △운동 중 가능한 좌우 신체 밸런스 측정 기능 △트레이너 도움 없이 로봇의 도움을 받는 보조 트레이너 모드 △과다 하중으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 기능 △운동 후 운동 과정에 대한 정밀 운동 분석 및 제안 기능 등을 탑재했다.
이미 국내에서는 경북체고, 서울체고 등에 세짐이 도입돼 선수들의 운동 분석과 트레이닝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경북지역 국민체육센터에도 설치되면서 생활체육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정수 휴머닉스 대표는 "이번 CES에 참여해 국내 대기업은 물론 미국, 일본, 호주 등 60여개 기업들과 기술 협업, 판매 논의를 나누었다"며 "CES 혁신상 수상을 계기로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스마트 한 운동을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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