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대한민국 AI산업 메카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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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포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북도, 지역대학, 유관기관 관계자와 기업체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AI 선도 도시 경북 포항 비전 선포식'이 개최됐다. <포항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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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 2023년 유치에 성공한 1조5천2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조감도. <포항시 제공> |
2025년 새해부터 AI가 화두다. 중국 기업이 출시한 AI 모델 '딥시크'가 고성능 AI 칩을 사용하지 않고도 개발돼 챗 GPT와 맞먹는 결과물을 내놓자 세상이 깜짝 놀랐다. 즉시 미국 빅테크 기업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AI 칩 생산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850조 가까이 증발했다. 총성 없는 전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미국은 새롭게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AI 인프라 구축에 최고 5천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719조원을 투입한다고 하니 미래 패권은 AI 주도권 싸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AI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중 핵심이 바로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인데, 여기에 경북 포항시가 출사표를 던지며 발 빠른 준비에 나섰다. 정부는 민·관 합작 투자 형태로 전력 확보와 지역 균형 발전을 이유로 수도권을 제외한 한 곳에 총 2조원 규모의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5월 사업 참여계획서 접수를 시작으로 평가·심사를 거쳐 2027년 내로 AI컴퓨팅센터를 조기에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중국發 저가AI '딥시크 쇼크' 속
우리나라 2027년 개소 목표로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박차
5월 공모 앞두고 市 인프라 만전
AI를 포항 전 분야 접목 '혁신'
3개특화단지, AI 융합땐 시너지
◆ 포항,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로 AI 선도
포항시는 지난 10월 경북도에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어 유치에 필수적인 합작 SPC 설립을 위해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삼성, LG, 구글, AMD, KT 등 빅테크기업과 긴밀한 협의를 추진하는 등 경쟁 지자체보다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또한, AI컴퓨팅센터가 유치될 경우 중요 기반인프라가 될 AI가속기센터 건립을 위해 지난 7월 전문가 자문단 간담회를 개최하고 구축 타당성 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네이버 컨소시엄과 함께 2029년까지 포항 기업혁신파크 내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러한 도전에 앞서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AI선도도시 경북 포항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9월 정부가 국가AI위원회를 출범하며 'AI 세계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전략을 발표한 데 따른 대응 차원에서다. 선포식을 통해서는 '경북포항AI혁신위원회'가 출범했고, 이어 2월4일 첫 회의를 개최해 국가 AI컴퓨팅센터, 중요 AI국책사업 유치 및 AI기업 육성, AI산업 육성지원 조례 제정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위원회는 아마존, 구글, 네이버,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포스텍, 서울대, 카이스트 및 지역R&D기관 등 AI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아울러 포항은 AI를 경제·산업·일상 등 전 분야에 접목해 AI경쟁력 확보 및 기술 혁신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경북 포항 AI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4대 전략은 △대한민국 AI혁신을 견인할 '글로벌 AI인프라·생태계 구축'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AI융자·AI펀드 조성(총 2천억원 규모)' △전 산업 AI대전환 촉진 △AI기업 글로벌화 지원이다.
◆ AI, 왜 포항이 좋은가
국가AI컴퓨팅센터는 첨단AI반도체와 전용 프로그램을 결합해 방대한 데이터에서 연구소 및 기업 등이 필요로 하는 유용한 결과를 도출하는 인프라이다. 이러한 특징과 관련해 포항은 풍부한 첨단연구시설, 인재, 전력 수급 등 AI컴퓨팅센터가 자리 잡을 최적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먼저 4세대 방사광 기속기, 포스텍 반도체기술융합센터, 애플R&D지원센터, 로봇융합연구원 등이 집적돼 연구·수집되는 대규모 AI학습용 데이터와 함께 스마트시티 챌린지사업,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양식 등 다양한 스마트 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도시 데이터까지 이미 확보하고 있다. 또한, 포스텍과 한동대를 중심으로 AI분야 석박사급 전문 연구인력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원전을 활용한 에너지 공급 확대 및 분산에너지법을 통한 저가전력 공급가능 등 전력문제 해결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포항은 전통 제조업인 철강산업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도시이며, 여기에 더해 전국 유일한 2차전지·바이오·수소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특화단지 3관왕을 석권하며 신산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AI산업이 융합되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대한민국 AI산업 육성의 최적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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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성 등 인프라 '착착'
포항은 2023년 산업부, 경북도, SK에코플랜트 등과 함께 유치에 성공한 1조5천200억원 규모의 '육양국 연계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성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올해 글로벌 운영사 유치를 통한 합작법인 설립과 부지매입 등 착공에 속도를 내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AI·데이터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육양국이란 국가 간 연결된 해저 광케이블을 지상 통신망과 연결해주는 중간기지 역할을 하는 시설을 말한다. 이 외에도 포항은 AI 관련 대학, 연구소, 혁신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대용량 데이터 통합분석 지원과 이를 뒷받침할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초고성능 AI컴퓨팅 기반 연구데이터 통합플랫폼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주목할 만한 것으로 포항이 집중 육성하는 첨단 신산업과의 AI 융합을 들 수 있다. 2차전지·수소·바이오 등 집중 육성하는 첨단 신산업의 AI 대전환(AX)을 촉진하기 위해 포항은 'AI 기반 배터리 인재양성 플랫폼 조성' 'AI 기반 전기차 화재안전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포스텍·한동대 등 지역 대학과 스타트업 간 AX 연구를 연계할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 및 제품·기술 실증 등 글로벌화를 지원할 '포항 AI PoC 센터' 구축, CES 참가 지원 등을 통해 AI 관련 기업들의 성장도 적극적으로 도울 방침이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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