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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뚫린 금값…'골드바' 동났다

2025-02-12 16:47

은행 골드바 판매량 급증…조폐공사 시중은행 공급 중단에 품귀

5대 은행서 이달 들어서만 243억원어치 판매…1년 전보다 3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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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 수요가 치솟는 가운데, 대구지역 금은방에서도 '골드바'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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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중구 교동 귀금속거리. 이 곳 가게들도 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12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중구 교동 귀금속거리. 예기치 않은 눈이 온 데다 평일임에도 금은방을 찾는 시민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가 한 시간가량 지켜본 결과, 실제 구매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딸과 함께 방문했다는 한 시민은 진열된 금목걸이의 금액을 확인한 뒤 그냥 돌아섰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金)'에 대한 수요가 치솟으면서 금값이 천정을 모르고 뛰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과 금은방에선 골드바 품귀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이날 영남일보 취재진은 '골드바를 취급한다'고 적힌 금은방을 둘러봤지만, 골드바 재고를 갖고 있는 매장은 한 곳도 없었다. 교동 귀금속거리에서 30년간 골드바를 취급해 왔다는 한 상인은 "지난 설쯤부터 골드바 수요가 급격히 많아지더니 며칠 전부터는 재고가 똑 떨어졌다. 심지어 골드바를 만드는 공장에서조차 물량을 맞추기 어렵다고 해 판매를 중단한 상태"라고 했다. 이어 "골드바가 조금씩은 공급이 되고 있지만 이 일대 거리에서 골드바를 찾긴 어려울 것"이라고 뀌뜸했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금값 고공행진으로 돌반지·목걸이 등 개인 소비자는 크게 줄고, 투자를 목적으로 구매하러 온 고객이 늘고 있다. 이곳에서 17년째 귀금속을 판매하고 있다는 박모씨는 "투자 목적으로 골드바와 같은 금덩이는 많이 구매하는데 목걸이·반지 등 개인 물품을 구매하는 손님은 눈에 띄게 줄었다"며 "불과 몇 달 만에 금 원가가 10만원은 오른 것 같다. 17년간 장사하면서 크게 힘들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데, 올해는 정말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1일까지 5대 은행의 골드바 총판매액은 242억7천1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억6천326만원)보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례 없는 금 수요에 한국조폐공사는 결국 골드바 공급을 중단했다. 주요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하고, 공사가 운영하는 쇼핑몰 홈페이지에도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웠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골드바 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다. 조폐공사 대신 한국금거래소 등에서 골드바를 공급받고 있지만, 이 물량으로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iM뱅크 역시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다. iM뱅크 측은 "한국금거래소에서 골드바를 일부 공급받고 있다"면서도 "소비자들이 골드바를 받아보는 데는 3주가량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금값 급등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후퇴하면서 지난해 말 금값이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는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위원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전쟁과 미·중 갈등, 그리고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는 상황이어서 안전자산 수요를 계속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금값이 온스당 3천달러(한화 약 436만원)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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