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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못 갚는 자영업자 30% 이상 급증…대출 규모도 30% 늘어

2025-02-16

3개월 이상 연체한 개인사업자 35% 증가
60세 이상 채무불이행자 52% 늘고 대출금액도 52% 증가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영남일보 DB>

고금리에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며 지난해 금융기관에 진 빚을 갚지 못한 자영업자가 35%나 급증했다. 이들의 대출 규모도 30% 가까이 늘어 30조원을 넘어섰다.

16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335만8천956명의 금융기관 대출금액은 1천122조7천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0.1%(7천719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 중 금융기관에 진 빚(대출액)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이들은 1년 전보다 35%(4만204명) 늘어난 15만5천60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진 빚은 30조7천24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9.9%(7조804억원) 증가했다.

특히 60대 이상 개인사업자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1년 전보다 24조7천303억원이나 증가해 372조4천966억원으로 집계됐다. 고령층 채무불이행자 수와 대출 잔액도 다른 연령대보다 급격히 증가했다. 1년 사이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 수는 2만795명에서 3만1천689명으로 52.4% 늘었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가 보유한 대출금액도 1년 새 5조1천840억원에서 7조8천920억원으로 52.2% 증가했다.

이인영 의원은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가 많은 60대 이상 고령층의 연체율이 급증한 현실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갚느라 허덕이는 것은 고금리 속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소매판매액은 전년보다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대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자영업자들과 달리 은행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거뒀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총 41조8천760억원으로 전년(40조6천212억원)보다 3.1% 늘었다.

금융당국은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 은행권을 통한 금융지원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 은행권은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올해 연체나 폐업 위기 등 자영업자 25만명에게 3년간 2조원 안팎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