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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스케치] 2.18 대구 지하철 참사 22주기 추모식

2025-02-18
[Y스케치] 2.18 대구 지하철 참사 22주기 추모식
18일 오전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22주기 추모식에서 한 유가족이 희생자 명부를 닦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Y스케치] 2.18 대구 지하철 참사 22주기 추모식
18일 오전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앞에서 인근 상인들이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22주기 추모식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18일 오전 9시 53분. 22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가 발생한 시각에 맞춰 대구 팔공산 자락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일원에서 2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영하의 날씨에도 유가족 100여명은 장갑과 귀마개만으로 매서운 바람에 맞서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2.18 안전문화재단 및 정치권, 종교계 인사들이 추도사를 전했고 구슬픈 대금 소리가 팔공산을 울렸다. 유가족들은 먼저 떠난 가족을 그리듯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눈을 지긋이 감은 채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박성찬 유족대표는 이날 추도사를 통해 "어느덧 20여년이 흘렀다. 대구시는 중앙로역 '기억의 공간 '장소 반대편에 납골당을 설치하고, 제3의 장소를 추모 공원 묘역으로 달라"고 요청했다.

유족 대표단을 통해 추도사를 전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192명이라는 생명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여러분의 가슴 속에 크나큰 아픔이 자리 잡고 있으리라 생각된다"며 "여러분들 모두 희망이 충만하시고 아픔이 덜해지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이후 한 손엔 나비 장식의 꽃, 다른 한 손엔 국화꽃을 들고 추모탑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헌화 후 희생자 이름표가 꽂힌 잔디밭을 찾았다. 가족의 이름표를 어루만지던 이들은 추모식 내내 참았던 슬픔을 터트렸다.

동생을 잃었다는 이모(63·경남 창원시)씨는 "가슴 한구석에 아직도 동생이 사는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이 곳에 있는 유가족 모두가 가슴 깊숙한 곳에 희생자들을 평생 품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추모식이 열린 장소 인근에선 추모 반대 집회도 열렸다. 추모식의 엄숙한 분위기와는 달리 추모 반대집회에선 경쾌한 음악과 소란한 구호가 흘러나왔다. 추모 반대 집회는 팔공산 일대의 동화지구 상가번영회 회원들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팔공산에서 지하철 참사 추모 행사를 열고, 추모 시설을 조성하는 게 부적절하다며 항의 집회를 연 것이다.

상가 번영회 측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명칭에 '2.18 추모공원'을 병기하는 문제 등을 놓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유족과 상인회 사이에서 이면 계약을 한 대구시가 이간질을 한 결과"라며 "추모 시설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우리도 마음이 편치 않다. 하지만 대구시가 수장이 바뀔 때마다 말을 바꾸니 봉합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오전에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남성이 불을 질러 발생했다. 당시 불길이 마주 오던 전동차로 옮겨붙었다. 이 사고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장태훈·조윤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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