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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업종이어도 연봉·복지 차이 커요" 대구 떠나려는 청년들 이유 들어보니

2025-02-24

대구 도서관에서 수도권 취업 준비하는 청년들

작년에만 20대 6천277명 지역 이동…세대 중 압도적 수치

"기업 분위기도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환경 아니야"

전문가 "지자체가 나서서 지역 인식 바꿔야"

같은 업종이어도 연봉·복지 차이 커요 대구 떠나려는 청년들 이유 들어보니
19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 4층 열람실에서 청년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truehwa@yeongnam.com

#1. 24일 오전 찾은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 이 곳에서 만난 이모(32)씨는 벽돌처럼 두꺼운 문제집을 풀며 열공중이었다. 전기기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중이다. 몇 해 전만해도 대구의 한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직장 분위기와 임금수준이 맞지 않아 결국 퇴사했다. 현재는 다시 취업준비생 신세가 됐다. 수도권 기업 재취업이 목표다.


이씨는 "대구권 업체와 수도권 등 타지역 업체 간 연봉과 복지 차이가 크다. 수도권과 비교해보면 500만~1천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특히 수도권은 기본급 외에도 야근 수당, 교통비, 주거 지원이 포함되는데 대구는 기본수당외에 추가 혜택이 거의 없다"며 "대구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급여 차이가 크지 않아 정규직으로 취업해야 할 이유를 못 느낀다"고 했다. 기업 분위기도 취업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씨는 "기업 분위기도 대구와 수도권 간 사정이 다르다.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환경을 갖춘 곳이 대구엔 많지 않다. 대체로 수동적이고 강압적인 조직이 많아 능동적 사고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했다.

#2. 경북대 간호학과 학생 A(여·26)씨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구에서 일하고 싶어도 의료관련 일자리가 별로 없고, 업무 조건이 좋은 곳도 전무하다고 여긴다. 지금은 타 지역 취업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A씨는 "우선 수도권 취업을 목표로 하고, 차선책으로 타 도시 상황을 살펴보며 여러 곳에 면접을 보고 있다"며 "작년 한 해 지역 병원 쪽 취업 시장을 노크했지만 연봉·복지 수준이 괜찮은 일자리가 없었다"고 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대구지역 청년층의 타지역으로의 인구 유출이 심화하고 있다. 대다수 청년이 열악한 연봉 및 복지 수준 등을 이유로 대구를 등지는 상황이다. 도시 규모에 비해 부족한 일자리도 청년인구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같은 업종이어도 연봉·복지 차이 커요 대구 떠나려는 청년들 이유 들어보니

동북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대구경북지역 경제 동향' 자료를 보면. 대구지역 청년(20~29세) 유출 인구는 6천277명이다. 전년도 청년 유출 인구( 6천991명)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청년이 대구를 떠나고 있다. 특히, 전 연령층의 유출과 유입 모두를 계산한 순이동이 -4천712명인 것을 감안하면, 청년층이 다른 세대에 비해 유출 인구 규모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대구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은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대구 근로자의 2023년 평균 연봉은 3천723만원이다. 지역별로는 울산 4천960만원, 서울 4천797만원, 대전 4천216만원, 인천 4천11만원, 광주 3천806만원, 부산 3천737만원 등의 순으로 대구의 급여액이 가장 적었다.

 

같은 업종이어도 연봉·복지 차이 커요 대구 떠나려는 청년들 이유 들어보니

대구지역 청년층에 대한 고용부진도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구 청년층 고용률은 47.8%로 전국 평균(60.4%)보다 12.6%포인트나 낮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다. 청년층 고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61.6%)이었고, 이어 부산(60.3%), 인천(64.2%), 경북(58.0%) 등 순이었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청년층 유출 문제를 기업 책임으로만 돌릴 게 아니라, 지자체가 국영기업 유치와 문화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등 지역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 수도권 취업을 선호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인 서울'이 더 좋은 선택이라는 인식을 주입받은 영향도 크다. 사회적 평판을 고려해 지역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부연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조윤화수습기자 truehw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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