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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시간을 품고 미래를 잇다 .2] 쌀 맛 나는 상주, '미소진품'으로 품위를 높이다

2025-02-25

밥맛 구수하고 윤기 자르르…상주 대표 쌀 품종이 바뀐다

[상주, 시간을 품고 미래를 잇다 .2] 쌀 맛 나는 상주, 미소진품으로 품위를 높이다
상주시농협쌀조합에서 상주쌀 '미소진품'이 생산되고 있다. '미소진품은' 2021년 상주 지역에 최초로 재배되어 상주를 대표하는 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상주, 시간을 품고 미래를 잇다 .2] 쌀 맛 나는 상주, 미소진품으로 품위를 높이다
상주시농협쌀조합 관계자들이 상주쌀 미소진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상주, 시간을 품고 미래를 잇다 .2] 쌀 맛 나는 상주, 미소진품으로 품위를 높이다
상주시농협쌀조합의 자동화시스템.

하얀 김이 포슬포슬 오르고, 윤기가 흐르는 하얀 쌀밥 한 그릇. 한 그릇의 밥을 통해 누군가는 어머니의 따뜻한 품을, 하루를 버티게 하는 밥심을 또는 담백하고 달콤한 휴식을 떠올린다. 쌀은 생명을 잇는 중요한 식량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정과 희망, 용기라는 다양한 감정과 맛을 품고 있는 음식이다. 쌀 맛이 결국 살맛이 나게 해 주는 것이다.

최근 경북도 대표 곡창지대인 상주시가 이 쌀 맛과 살맛을 잘 살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30년 이상 전 국민의 밥상을 책임져온 상주시의 대표 쌀 품종인 '일품'에서 최상의 밥맛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쌀 품종인 '미소진품'으로 새로운 쌀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상주를 대표하는 새로운 쌀의 탄생! 상주의 밥맛이 무르익고 있다.

[상주, 시간을 품고 미래를 잇다 .2] 쌀 맛 나는 상주, 미소진품으로 품위를 높이다
상주시농협쌀조합 전경.

◆고품질의 밥맛, 신품종 미소진품의 등장

한때는 쌀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먹기 위해 질보다 양을 따지던 시대가 있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쌀 부족을 겪게 되고, 결국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1962년 농촌진흥청이 설립되면서 쌀 자급 달성을 위해 밥쌀용 품종의 수량성을 높이는 연구가 시작됐다. 6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다수확 신품종인 '통일벼'이다. 식량 자급 문제가 해결되자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밥맛이 좋은 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벼 육종 개발의 화두는 품질 고급화로 바뀌었고, 밥맛이 좋은 새로운 품종들이 개발되기 시작한다.

상주시는 당시 가장 밥맛이 좋았던 품종인 '일품'을 주력 품종으로 재배했다. 일품은 쫀득하고 찰기 있는 식감으로 30년 이상 상주 쌀을 대표해 왔다. 가을이 되면 상주 벼 재배지의 90%에 이르는 1만1천200㏊에서 일품이 노랗게 익어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맛 수준은 계속해서 높아졌고, 식탁 위에도 밥을 대체하는 다양한 경쟁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후 위기에 따른 품종 변화의 요구도 뒤따랐다. 이에 상주시는 대표 쌀 품종 전환의 시대를 앞당기기로 했다. 2021년 상주 지역에 최초로 재배되어 상주를 대표하는 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미소진품'이 그 핵심이다.

'미소진품'은 농업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2020년 개발한 쌀 품종으로, 2021년 상주에 처음 재배된 이후 2022년에는 '최고품질 벼'로 선정되면서 그 우수성이 인정된 품종이다. 농업진흥청이 개발한 300여 개의 품종 중에서 단 21개만이 최고품질 쌀로 선정이 되었는데 그중 가장 최근에 개발되고, 가장 최근에 최고품질로 선정된 품종이 '미소진품'인 것이다.


쌀알 맑고 투명…2021년 처음 재배
재배면적 내년 1만㏊까지 확대 추진
다양한 밥맛 평가 가장 우수한 성적
MZ세대 입맛도 저격…10~30대 선호
지난해 몽골 등 4개국 3만달러 수출



선정 기준으로는 4가지 요소가 중요한데, 먼저 쌀알이 맑고 투명해야 한다. 두 번째로 밥을 지었을 때 모양·윤기·풍미가 탁월해야 된다. 세 번째로는 쌀을 도정했을 때 형태가 훼손되지 않은 쌀알이 75% 이상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병충해에 강해야 한다. '미소진품'의 특징은 특히 쌀알이 맑고 투명하여 밥맛이 좋다는 것이다. 밥을 지었을 때 윤기의 정도가 우수하다. 완전미율 또한 96.1%로 높은데 쌀의 속이 알차서 도정 시 깨지는 비율이 낮아 보관성이 높다. 게다가 흰잎마름병과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한 복합내병성을 지녀 재배 안정성 또한 뛰어나다.

상주시농업기술센터는 '미소진품'이 상주 지역 대표 품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공성농협과 업무협약을 맺고, 생산·공급 거점 단지 육성 사업을 진행했다. 2022년 국가사업인 '외래품종 대체 최고품질 벼 생산·공급 거점 단지 육성 지원', 2023년 '최고품질 벼 재배단지 육성 시범사업' '신육성 벼 품종 지역적응 실증 지원 사업', 2024년 국가사업인 '식량작물 신품종 종자 생산 기반 단지 조성 시범사업' 등을 통해 신속한 신품종 확대 보급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그 결과 2021년 20.4㏊로 시작되었던 '미소진품' 재배지는 2022년에는 42.4㏊, 2023년에는 737㏊, 2024년 1천600㏊로 재배면적이 80배나 증가했다. 특히 공성면 일대에 52㏊에 미소진품 종자생산 단지가 조성되면서 올해부터는 매년 '미소진품' 종자 300t을 보급할 예정이다. 2025년 1월에서 2026년 12월까지 12억5천만 원의 사업비(시비 50%, 자부담 50%)를 들여 상주시 소재 들녘경영체, 정부 지원 RPC(미곡종합처리장), DSC(벼 건조 저장시설), 지역 농협 등을 지원한다. 종자 300t은 약 5천㏊에 재배가 가능한 양이다. 이를 통해 올해 5천㏊의 들녘을 '미소진품'이 채운다. 내년에는 1만㏊까지 재배 지역이 확대되면서 상주 모든 지역에 '미소진품'이 뿌리를 내리게 된다. 또한 재해나 비상사태에 대비해 정부가 매입하는 쌀인 공공비축미 품종(2025년산)으로 '미소진품'이 선정되면서 쌀 품종 전환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상주, 시간을 품고 미래를 잇다 .2] 쌀 맛 나는 상주, 미소진품으로 품위를 높이다
상주시가 '미소진품'의 품질 보증을 위해 실시한 '상주 쌀 밥맛 평가회'. 소비자들은 '미소진품'을 선택한 이유로 '밥과 쌀알의 모양이 좋고 윤기가 우수하다', '식감이 쫀득하고 탱글탱글하다', '구수하고 단맛이 나며 찰기가 좋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상주시 제공〉

◆블라인드 테스트, 4년 연속 밥맛 1위

'미소진품'이 관심받는 이유는 밥맛 때문이다. 상주시농업기술센터는 최고의 밥맛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재배 기술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데 실제 밥맛은 어떨까? 상주시는 정성으로 키워낸 '미소진품'의 품질 보증을 위해 다양한 방식의 '상주 쌀 밥맛 평가회'를 진행해 왔다. 평가는 '밥 모양, 밥 냄새, 밥맛, 찰기, 질감'의 다섯 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두고,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했다. 2021~2023년까지 평가위원들과 상주시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식미 평가를 한 결과, '미소진품'과 '예찬', '일품' 3품종의 쌀 중 '미소진품'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밥맛, 찰기, 질감에서 우수한 점수를 얻었다. 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2023년 11월에는 서울에서 열린 상생상회를 통해 서울 시민 등 평가 인원 200명을 모아 상주 대표 품종인 '미소진품'과 '일품'에 대한 밥맛 평가를 실시하고, 전국 163명의 SNS 밥맛 평가단을 모집해 한 달간의 평가를 진행했다. 결과는 다섯 가지 평가 항목 모두에서 '미소진품'이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2024년에는 평가 인원을 대폭 늘렸다. 상주시 SNS 및 홍보 게시판을 통해 전국 밥맛 평가단 500명을 모집해, 한 달간 평가를 진행했는데 55%에 이르는 275명이 '미소진품'을 가장 맛있는 쌀로 선택했다. '일품'은 190명(38%), 동점 35명(7%)이었다. 이 조사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10~30대에서 '미소진품'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는 것인데 MZ세대의 입맛을 저격하는 대표 쌀로 우뚝 설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평가단은 '미소진품'을 선택한 이유로 '밥과 쌀알의 모양이 좋고 윤기가 우수하다' '식감이 쫀득하고 탱글탱글하다' '구수하고 단맛이 나며 찰기가 좋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국내, 국외로 나아가는 상주시 '미소진품'

입속에서 쫀득하게 씹히는 상주의 밥맛은 최근 해외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지난해 9월 26일, 공성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서는 최고품질 쌀 '미소진품'의 몽골 첫 수출 기념 선적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몽골 수출길을 열었다. 몽골 울란바토르 내 대형 마트를 대상으로 미소진품 10t을 수출한 것인데, 수출액은 1만 8천500달러에 이른다. 반응 또한 좋았다. 몽골 수출 외에도 같은 해에 베트남과 필리핀, 호주에 수출한 바 있으며 전체 수출 실적은 4개국 3만달러 상당이다.

상주가 대표 쌀의 전환으로 K-쌀 시대의 새로운 브랜드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쌀 맛나는 상주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바로 상주의 밥맛을 못 본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한번 맛보면 다시 찾게 되는 것이 상주 쌀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상주시 농업기술센터 김정수 소장은 "앞으로 상주 쌀은 '미소진품'이라는 이름을 걸고 전국으로 납품될 수 있도록 '미소진품' 확대와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수확량이 늘어나면 "'미소진품'으로 밥을 짓는 상주 관내 식당에는 좋은 쌀을 사용하는 가게로 인증을 해주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쌀 소비 감소로 쌀 산업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요즘, 상주의 밥맛이 또 한번 전 국민의 밥심을 든든히 채워나가길 기대한다.

박성미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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