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교수 '금호강 팔현습지 물길식물 및 식생 조사' 연구
팔현습지에 353종 식물 자생 중…'하식애'엔 천연기념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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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1시 대구 남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 대강당에서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가 '금호강 팔현습지 물길 식물 및 식생 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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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호강 팔현습지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가 세 개체의 새끼를 부화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사회에서 나왔다.
25일 오전 11시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생물학과)는 작년 5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 '금호강 팔현습지 물길 식물 및 식생 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팔현습지에는 총 353종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침식 작용으로 생기는 언덕인 '하식애'를 중심으로 다양한 우리나라 민족 식물과 한반도에 곳곳에 흩어진 수중 식물 종(대가래 군집, 나사말군락, 실말 군집)이 모두 발견됐다. 이 하식애가 다양한 생물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면서 수리부엉이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야생동물도 찾고 있다.
김 교수는 각종 '합법적 훼손'으로 팔현습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근 조성된 파크골프장이 생태계 연결성을 훼손하고, 댑싸리 식재 정원과 기생초 정원에서 자라는 식물이 팔현습지로 넘어가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는 것.
이에 김 교수는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습지보전법을 보면 국가습지보호구역은 △자연생태계의 원시성 △생물 다양성의 풍부성 △서식처의 다양성과 지형적 특이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김 교수는 팔현습지가 이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팔현습지의 숨은 서식처인 '하식애'는 천연기념물로서 국가 문화재보호법의 요건도 갖췄다고 했다. 또 팔현습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수성파크골프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서식처 재자연화를 통해 연결성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팔현습지는 대구 동쪽의 핵심 생태축으로 대구시 생태 연결성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라며 "하식애를 포함한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시민들에게 자연탐방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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