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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진인사대천명' 소회

2025-02-27

[문화산책] 진인사대천명 소회
여혁동 (시인·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단순히 직역하면 '사람의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라는 뜻의 한자성어다. 그 출처를 찾아보면 남송의 성리학자 호인의 <독사관견>에 '진인사이대천명(盡人事而待天命)'이라는 표현이 확인 가능한 유일한 출처로,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이 남긴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라는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이란 말이 그 유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유비의 촉나라가 손권의 오나라와 연합하여 조조의 위나라와 일전을 치르는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은 관우에게 화용도에서 기다리다가 도주해 오는 조조를 죽이라 명하지만, 관우는 예전에 조조에게 신세진 일이 있으므로 차마 죽일 수 없어 화용도에서 조조의 군대를 포위하고서도 퇴로를 열어 달아나게 해주었다. 제갈량은 다 잡은 적장을 살려준 관우를 처형하려 했지만, 장비와 함께 도원결의로 의형제를 맺은 유비의 간청으로 그를 살려주었다.

그때 제갈량이 천문을 보니 조조는 아직 죽을 운명이 아니었으므로 관우가 그를 놓아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조조에게 은혜를 입은 관우를 화용도로 보내어 그를 죽이라고 명하였는데, 관우에게 조조를 죽일 계략을 알려주는 것은 자신의 소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자기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지라도 조조의 생사는 하늘의 뜻에 달렸으니, 하늘의 명을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은 사람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뜻의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에서 유래되었고, 사람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 하늘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다하지 않고 요행만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사람이 할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교훈하고 있으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속담도 같은 의미의 교훈을 말하고 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은 가끔 사람의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좌우명이 되기도 한다. 성경의 잠언은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라"고 말하고 있는 바, 필자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좌우명을 삶에 적용하여 사람이 할 일은 다 하되, 천명을 기다리는 것보다 천명은 안심하고 하늘의 뜻을 신뢰하며 따르는, '안천명진인사(安天命盡人事)'의 길을 가훈으로 삼았다.

여혁동 〈시인·대구문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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