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오늘날 대한민국에 대구 2·28 정신 필요…“저도 기 받으려고 왔다”
2·28 민주운동 기념식 전 정치 입문 동기 홍준표 대구시장과 담화 나누기도
계엄 찬성 안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은 신중히 공정하게 해야…

28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앞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8일 대구를 찾아 “저는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한다"며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장관은 이날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러 왔다. 2·28 기념식은 제가 대구에 있을 때도 꾸준히 참석을 했고, 제가 다녔던 경북고등학교가 이 운동의 출발 학교이기도 하다"면서 “대구 학생들은 정의를 위해서 항상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목소리를 낸다는 용기 있는 정신을 기리고, 오늘같이 복잡한 대한민국이 2·28 정신, 대구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 또한 기를 받으려고 왔다"고 대구 방문 목적을 말했다.
이어 “개인 자격은 아니고, 국가보훈부에서 초청장을 주셨다"며 “못 오신 다른 분들도 있지만, 국무위원들은 모두 여기 참석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기 대선시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통령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고 예측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기 때문에 답변드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저는 우리 대구 시민 모든 분들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이 꼭 복귀해서 우리 대한민국을 더욱 올바르고 더 위대한 나라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 상승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저를 부르시는 것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보시기 때문인 것 같다. 정직한 사람이 잘 살고,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하며 가정을 이뤄서 잘사는 그런 대한민국이 정상"이라며 “무엇보다 공직자가 부정부패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고 깨끗한 공직자를 바라고 저를 찾으시는 것 같다. 그런 목마름, 안타까움, 희망을 갖고 여론조사가 오면 저를 눌러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어떤 식으로든 여권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면 되냐'는 질문에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면 저는 무엇이라도 한다. 고등학교 때 3선 개헌 반대로 무기 정학을 받기도 하고, 감옥도 두 번 갔다. 무수한 고문을 받기도 했다"면서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저는 한 번도 제 자신을 위해서 비겁하게 산다든지, 더럽게 부정부패를 저지른다든지 이런 것은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조기 대선 출마 여지를 남겼다.
김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정치 입문 동기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담화를 나누기도 했다.
김 장관은 “홍준표 시장과 15대 국회의원 때 처음 알게 됐고, 의원실도 바로 옆이어서 굉장히 가깝게 지냈다.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도 같이 활동했고, 그 뒤로도 계속 가깝게 잘 지냈다"면서 “저보다 여러모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구시장 해본 적 없고, 대구에서 국회의원도 떨어졌는데, 홍 시장은 국회의원도 당선되고 아주 훌륭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도 “나보다 3살 많은 형"이라며 “문수 형과는 정치 입문 동기"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어 “만일 조기 대선이 생기면 김 장관의 경선 참여를 두 손들고 환영한다"며 “내 입장에서도 여권 주자 중 최고령 꼰대 이미지를 벗을 수 있고, 강경 보수에서 중도 보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김 장관의 출마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김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헌재의 문제는 지금 대통령을 계속 파면한다고 하는 것이다. 헌재가 대통령을 파면하는 게 맞는지, 그럴 자격이 있는지 굉장히 의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헌법재판관들이 파면한다고 한 목소리가 아직도 제 귀에 생생하다. 헌재가 왜 자기 마음대로 탄핵을 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무슨 형을 받았나. 저는 계엄에 찬성하지 않지만, 대통령 고유 권한인지, 불법인지는 재판을 해봐야 한다. 재판도 안 했는데 파면한다고 하고, 헌법재판관 임기 전까지 끝내야 한다고 하는 재판소가 세상에 어디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발언도 했다. 김 장관은 “이재명 대표가 하는 재판은 6년, 7년씩 끌면서 왜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뭐가 그리 급해서 자기들 퇴직하기 전에 다 해결해야 한다고 하냐"며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라면 당연히 신중하고 충분하게 공정하게 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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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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