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꾸·폰꾸 넘어 이젠 텀꾸도
나만의 물건 추구하는 MZ
커스터마이징으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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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마스킹테이프, 키링, 인형 등으로 꾸민 폰케이스와 가방. <인스타그램 @dduuu_house·독자 제공> |
소비 트렌드로 '토핑경제'가 떠오르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의 부수적 요소인 '토핑'이 핵심 경제요소로 부상한 현상을 이르는 말로, 김난도 교수 등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소개됐다. 기본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추가요소(토핑)를 더해 맞춤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경향은 젊은 세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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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선영(25)씨는 요즘 가방을 꾸미는 데 재미 붙였다. 키링 등을 구매하고 하나씩 다는 식이다. 기분에 따라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기도 한다. 키링을 다는 이유에 대해 김씨는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가방에 인형을 주렁주렁 달고 나왔는데 귀여워 보여서 따라하게 됐다"며 "밋밋한 가방에 포인트를 줄 수 있고, 개성을 드러낼 수도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폰케이스를 주기적으로 꾸민다는 대학생 성모(21)씨는 "완성된 케이스를 사기보다 투명 케이스를 구매한 후 취향이 담긴 스티커를 붙이거나 고리를 단다"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울 수 있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물건을 만드는 재미도 있어 좋다"고 했다.
토핑경제는 기성품에 개인의 필요와 취향에 따라 차별화를 꾀하고 싶은 소비심리를 바탕으로 한다. 기존엔 최선의 조합을 찾아 제품을 썼다면 요즘은 나에게 맞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부수적인 상품을 따로 구매해 기존 물건을 '꾸미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원하는 디자인으로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다. 다이어리 꾸미기, 폰케이스 꾸미기, 가방 꾸미기는 유행이 된 지 오래다. 신용카드, 헤드폰, 텀블러 등 일상에서 쓰는 물건이면 뭐든 커스터마이징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별걸 다 꾸민다고 하여 '별다꾸'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이런 분위기로 문구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대구 중구 소품숍 직원 A씨는 "스티커를 구매하러 오는 손님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며 "기존엔 다이어리를 꾸미기 위해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꾸미려는 물건이 더 다양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은 지난 1월1일부터 2월12일까지의 문구·사무용품 거래액이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 1월21일까지 지그지그 내 '키링 만들기' 거래액도 직전 동기(2024년 10월11일~11월30일) 대비 390% 증가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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