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조기 대선 가능성 속
포퓰리즘 공세 더욱 거세져
갈등과 분열 끝내지 않고선
초격차 AI시대 생존 어려워
통합과 치유의 리더십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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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임박한 듯하다. 여·야 정치권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각자의 셈법 계산에 여념이 없다. 민주당은 탄핵인용을 기정사실로 보고 이재명 대표를 앞세운 정권교체 시나리오를 거의 완성하다시피 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성난 보수의 민심 결집에 기대어 탄핵 기각을 내심 기대하면서도 그 속내는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에 처해 있음은 자명하다.
상황이 이쯤 되니 정치권은 벌써부터 오랜 고질병 증세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 듯하다. 조기 대선(大選)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전형적인 포퓰리즘(Populism) 공세와 국론분열 및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거짓 선동과 흑색선전이 정치권을 넘어 사회 곳곳에 팽배해지기 시작하는 거 같아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그간 줄곧 주장해 오던 기본소득 및 전(全)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 등에 더해서 최근에는 중도보수정당 이슈를 들고 나오더니 상속세 면제기준 18억원 상향 검토 및 K-엔비디아 지분 30% 국민 공유 발언 등 전형적인 포퓰리즘 행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듯하다.
엔비디아 같은 세계 초일류 기업을 만들어 국민지분 공유를 통한 세금감면 혜택을 나눠주겠다는 발상은 자유시장경제주의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의 수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중산층 정도의 국민들 중 과연 18억원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 속내는 특정지역,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한 인기영합주의에 기반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나마 지난주 국민의힘이 제시한 유산취득세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방향 설정은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만한 현실적인 대안인 거 같아 최근 이어져 온 여·야 간의 상속세 개편 논쟁 과정에서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12·3 계엄사태로 촉발된 윤 대통령의 내란죄 구속 및 이에 따른 내란선동 정치공방은 온 나라를 아스팔트 국론 분열의 장으로 만들고 말았다. 87년 체제 이후 성공한 대통령에 목말라 하는 우리 국민들의 허탈함은 더욱 더 깊어져 가고 있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세 명의 전임 대통령이 탄핵심판 또는 인신구속의 오점을 남긴 것도 모자라 윤석열 대통령마저 탄핵심판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 파면을 앞둔 갈림길에 서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첨예한 정치적·이념적 사회갈등이 상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을 것이다.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한다. 서로의 다른 생각과 이상(理想)을 이해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함께 새로운 미래(未來)를 준비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세상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갈등과 분열의 굴레를 벗어나지 않고서는 초(超)격차 첨단 AI 시대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정치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다. 서로 조금씩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같이 함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는 리더십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5월에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면 우리 국민은 이번만큼은 냉철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다. 현학적인 포퓰리즘에 기대지 않고 분열과 갈등이 아닌 통합과 치유의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판단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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