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국힘 지도부 면담했지만 외부활동은 자제
헌재 탄핵·형사 재판 고려해 활동 않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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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구속 취소로 관저로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안정적 당 운영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외에는 별다른 일정이나 메시지 없이 외부활동을 자제했다. 이는 헌법재판소 결과를 차분하게 기다리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났다.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8시부터 30분 정도 윤 대통령을 면담했다. 지난 7일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 후 이튿날 석방된 윤 대통령은 당일 밤 당 지도부와 통화를 가진데 이어 직접 만나 국정 상황을 논의해 본격적인 행보를 재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신 수석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차를 한잔하며 윤 대통령이 수감 생활에서 느낀 여러 소회를 말했다"며 "그 기간 두 사람을 중심으로 '당을 잘 운영해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만난 자리에 김건희 여사는 동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으로부터) 앞으로도 우리 당을 지도부가 잘 이끌어나가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권 위원장은 야권이 추진하는 탄핵 찬성 집회 등과 같은 정치 현안에 대한 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구금돼 있다가 나온 지 하루 이틀밖에 안 된 상황이니까 긴 이야기는 안 했다"며 "(지도부는) 건강과 관련된 안부를 물었고, (윤 대통령은) '앞으로 잘해달라'는 이야기와 구치소에 있으면서 느낀 여러 가지 소회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석방 직후 지지자들과 인사하며 메시지를 냈던 만큼 이른바 '관저 정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당분간 직접 메시지 발신이나, 외부 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임은 물론, 형사 재판도 남아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이 재판에 대응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여당 인사들의 '줄 예방'도 예상됐지만, 현재는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마저도 만남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한편 정치권에선 여야 모두 윤 대통령 석방으로 헌재가 탄핵 심판 선고를 미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당초 법조계에선 오는 14일 선고가 유력하다고 봤지만 윤 대통령과 여권의 변론 재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