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 새 패러다임 기업승계] 〈中〉기업승계 어떻게 가야 하나 (1) 일본 기업승계 금융서비스
![[기획시리즈] ‘100년 기업’ 새 패러다임 기업승계](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3/news-p.v1.20250317.ca22773acb6f40cda0676f09ffbd3394_P1.jpg)
일본 기업승계 M&A추이 및 전망
일본은 이른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승계 비즈니스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18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중소기업청은 2025년까지 경영자의 은퇴시기(70세 이상)가 도래한 중소·중견기업이 전체의 64%인 245만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후계자를 정하지 못한 기업이 전체 절반을 넘어서는 127만 곳으로 이를 것으로 내다 봤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은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 수의 99%, 고용 인원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당연히 중소기업의 원활한 기업승계는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인식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들 중소기업들에게 후계자 부재로 인한 기업 지속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22조엔의 국내총생산(GDP) 감소와 함께 약 65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후계자 공백으로 인해 건전한 경영실적을 거두고 있는 기업이 휴업이나 폐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휴폐업 중소기업의 약 55%가 흑자기업이었는데, 주 폐업 사유가 후계자 부재로 지목됐다.
일본 금융회사들은 이같은 기업승계 수요와 정부의 지원정책을 새로운 신수종사업으로 삼고 있다.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인수합병(M&A)등 기업금융 비즈니스 확장에 나선 것이다.
이같은 트렌드 변화에 힘입어 기업승계형 M&A 성사 건수는 2022년 회계년도에 1천681건으로 5년 만에 240% 이상 크게 늘어났다. 일본 중소기업청은 M&A에 의한 기업승계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이 약 30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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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시대 주목 산업 5선
◆해외 투자자 유치 통해 M&A지원
일본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M&A 기업금융 서비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외 투자자와의 연계다. 해외 벤처투자(VC)나 사모펀드(PE)에 대한 파이낸싱을 통해 중소기업의 지속성·수익성과 함께 위험헷지라는 이중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금융회사들은 기업승계 시장에서 투자처를 발굴 중인 해외 사모펀드사들에게 파이낸싱을 제공하는 등 해외 투자자들의 시장진입에 대한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미즈호은행(Mizuho Financial Group·Mizuho)·미쓰비시UFJ은행(Mitsubishi UFJ Financial Group·MUFG)·미쓰이스미토모은행(Sumitomo Mitsui Financial Group·SMBC) 등 3대 메가뱅크와 노무라캐피탈투자(Nomura Capital Investment)는 2020년 미국의 PE사인 베인캐피탈(Bain Capital)의 양로원 운영업체 인수 딜을 위해 9억2천만 달러의 융자를 제공했다. 이는 최종 인수가의 약 78% 수준이다.
2006년 일본에 진출한 베인캐피탈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속화되는 일본 창업자의 자발적 폐업을 기회요인으로 보고, 바이아웃(Buyout)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양로원 운영업체 인수의 경우 창업자 가문으로부터 지분 44%를 12억 달러에 최종 매입했다. 베인캐피탈은 2021년에도 10억 달러 규모의 기업승계펀드를 조성하며 중소·중견기업 승계시장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미쓰비시UFJ은행의 벤처투자 계열사가 미국의 팀셰어스(TeamShares)에 벤처펀드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들의 일본시장 진출을 도왔다. 2019년 설립된 팀셰어스는 은퇴기 오너로부터 지분 전체를 인수한 후 신규 경영진을 고용해 기업가치를 강화하고 최장 20년간 임직원에게 지분 80%를 이전하는 사업모델을 가진 미국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 중소기업 90개를 인수했다.
미쓰비시UFJ은행은 이번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신규수익 창출을 도모하며, 인수기업은 종업원 승계를 통해 향후 재매각이나 폐업 등의 경영리스크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2023년 바레인 기반의 대체투자운용사인 인베스트코프(Investcorp)가 일본의 고령화·후계자 부재에 주목하며 도쿄 사무소를 설립하는 등 해외 투자자들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일본 금융사들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인베스트코프는 1982년 설립된 이후 중동 위주의 글로벌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부동산·인프라·사모펀드 등 대체투자상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운용자산규모는 5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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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원별 승계 내용
◆ 디지털플랫폼형 매칭서비스 제공
일본 M&A 금융서비스의 특징적인 것 중 하나는 온라인플랫폼 서비스다.
일본에서는 지방은행과 보험사, 시중은행이 기업승계형 M&A 매각·인수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플랫폼을 서비스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가가와현의 '114 지방은행'은 딜로이트가 운영하는 중개플랫폼 'M&A플러스'를 활용해 영업지역 이외의 매칭기업까지 기존 고객들에게 적합한 검토 옵션을 제공해 영업망 네트워크의 한계를 해소하고 있다.
2018년 출시된 'M&A플러스' 플랫폼은 전국 금융기관·전문중개업체·법률·회계사무소 등 700개사 딜로이트의 심사를 거친 후 참여하고 있다. 각 기업의 요구사항에 맞는 매물을 찾기 편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14은행은 기존에는 다른 금융기관이나 인맥 등 제한된 정보에 의존했으나, 해당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광범위한 지역으로 매물 범위를 확장하면서 동시에 업무효율성도 높였다.
은행 입장에서는 거래처의 중대한 터닝포인트인 사업승계 과정에 관여함으로써 장기적인 고객관계 형성을 통해 고객 록인(lock-in) 효과 창출도 가능해 졌다.
3대 메가은행 중 하나인 SMBC 은행은 M&A정보공유 웹사이트 'Alliance Research'를 운영하고 있다. 자사 법인고객에 한정해 익명화한 매수·매도 안건의 등록과 열람, 채팅을 통한 정보교환 기능 등을 무료로 제공해 정보 접근성을 높이면서 고객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웹상에서 판매 의사가 있는 법인이 IR·희망 거래조건 등을 블라인드로 게재하면, 은행의 심사를 통과한 구매 후보자들로부터 메신저를 받는 방식이다.
매수-매도자 간의 의견이 어느 정도 조율될 경우 연락처를 교환해 오프라인상에서 직접 교섭하는 방식으로 연계를 진행한다. 이 플랫폼의 이용 요금은 무료이며, 매매가 성사될 경우 수수료는 구매자만 부담한다. 기업을 정리하는 은퇴기 판매자의 노후재산 형성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다.
미쓰이스미토모보험(MS&AD)은 중개 웹사이트인 'Relay'와의 제휴를 통해 자사 거래처인 지자체·지역 금융기관에게 제3자 주선 기능을 연계하면서 고객의 특수한 핵심니즈를 충족하고 있다.
'Relay'는 'LIGHT-RIGHT社'가 2020년 출시한 후 3년 연속 상담률·성약율 1위인 사업승계 매칭플랫폼이다. 2022년과 2023년 경제산업성의 '지역·기업 상생형 비즈니스'의 창업촉진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MS&AD는 단순한 제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 공격이나 정보 유출로 인한 매도자의 손해배상에 대비하는 보험을 매수자 측에 무료로 제공해 거래 안정성 높이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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