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한마디] 나라가 망하려면.... #shorts
대한민국이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다. 그러나 타들어 가는 것은 산과 가옥만이 아니다.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의 민낯에 국민들의 분노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산불은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앗아갔다. 생계 수단을 잃고 망연자실한 이재민들의 울음이 전국을 뒤덮었다. 그러나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재난 극복을 위한 정치권의 단합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비난과 책임 공방이었다.
여당은 거대 야당이 재난 예비비를 대폭 삭감해 대응 예산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야당은 예산이 충분하지만 정부가 무능해서 집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맞선다. 정작 불길을 막아야 할 순간에도 국회는 '네 탓 공방'에 빠져 있었다.
사실을 따져보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옳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치권의 싸움 속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뿐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지난해 편성한 예비비는 4조 8천억 원이었으나 국회에서 절반이 삭감됐다.
여당은 이를 두고 야당이 재난 대응 예산을 가로막았다고 비난하고, 야당은 정부가 이미 확보된 4조 8천 7백억 원을 제대로 쓰지 않는다고 맞받아친다.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도 논란의 중심이다. 여당은 즉각적인 추경을 요구하지만, 야당은 불필요한 정치적 수사일 뿐이라며 반대한다. 국민들은 절박한데, 정치권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유불리'를 따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 선조들은 “군주가 법을 함부로 다루고, 신하들이 형식에만 치중하며, 백성이 법을 우습게 여기면 그 나라는 망한다"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이 그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가.
국민들은 산불 피해로 인해 생존을 걱정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여전히 자신의 권력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 불타는 산림과 무너진 가옥 속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정쟁이 아니라 실질적인 피해 복구 대책이다. 정치권은 더 이상 말싸움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국민의 고통을 덜어줄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어디로 갔는가.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더 이상의 정쟁은 국민에 대한 배신일 뿐만 아니라 나라가 망하는 길이다.

한유정
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