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청송 문화유산 위협 속 진화작업 총력
헬기 88대·진화인력 5,587명 투입…인명피해 최소화

지난 27일 밤 119산불특수대응단이 청송읍 청운리의 한 야산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 전역이 거대한 불길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초대형 산불로 인해 28일 오전 5시 기준, 경북 5개 시·군에서 모두 4만5천157㏊가 불에 탔다.
이날 임상섭 산림청장은 진화율이 85%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보다 22% 높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진화작업은 밤을 잊은 채 이어졌다. 새벽까지 3천700명의 인력을 투입해 불길을 막는 데 집중했다. 특히 안동과 영덕 도심의 주거지, 청송의 대전사, 안동 하회마을, 주왕산 등 문화유산과 국립공원 주변에는 병력과 장비를 집중 배치했다.
임 청장은 “야간 드론 열영상 분석을 통해 산불 영향을 재조사한 결과, 안동과 청송 지역의 피해 면적이 기존보다 확대됐다"고 밝혔다.
현재 의성 1만2천821ha(진화율 95%), 안동 9천896ha(85%), 청송 9천320ha(89%), 영양 5천70ha(76%), 영덕 8천50ha(65%)가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편 주민 대피 상황도 심각하다. 현재까지 의성 697명, 안동 2천748명, 청송 953명, 영양 932명, 영덕 955명, 울진 37명 등 총 6천322명이 대피소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많은 주민들이 일시 귀가했지만, 여전히 다수의 인원이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인명피해는 24명으로 확인됐다. 의성 1명, 안동 4명, 청송 4명, 영양 6명, 영덕 9명 등이다.
임 청장은 “현재까지 잠정적으로 파악된 시설피해는 2천412개소이며, 현장 조사에 따라 일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상 여건도 변수다. 이날 내륙에는 서풍과 북서풍, 동해안에는 북동풍이 불고 있으며, 오후에는 평균 2~6m/s의 북서~북풍이 예보됐다. 특히 오후에는 순간풍속이 10~15m/s에 이를 것으로 보여, 진화작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임 청장은 “전날 내린 비로 연무가 줄어 시야 확보가 나아졌고, 기온이 낮아져 진화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일출과 동시에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투입될 헬기만 해도 산림청 19대, 지자체 20대, 소방 12대, 군 32대, 경찰 5대 등 총 88대에 달한다. 진화인력은 5천587명, 차량은 695대가 동원됐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조종사, 진화대원, 그리고 지역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인명 및 재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장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손병현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