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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메일] 인공지능시대와 도덕적 성숙함

2025-03-31
[월요메일] 인공지능시대와 도덕적 성숙함
배정순 <전>경북대학교 초빙교수
최근 중국에서 출시한 딥시크(DeepSeek)는 개발비용이 단 81억여 원이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딥시크가 생성한 텍스트 상당 부분이 오픈AI의 챗지피티(ChatGPT)와 유사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챗지피티의 출력물을 학습 데이터로 무단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지식재산권 침해 논란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딥시크는 훈련에 사용된 데이터와 코드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오픈소스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러한 행위를 '오픈워싱(Openwashing)'으로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작사, 작곡, 보컬이 포함된 완성된 노래를 생성하는 인공지능(AI) 수노(Suno)로 만들어진 음원을 들어보았다. 정말이지 짧은 시간에 놀라운 퀄리티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가사와 멜로디도 놀랍지만, 이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는 도대체 누구의 것인지 궁금했다. 노래를 듣고 있다 보면, 특정 유명 가수가 떠오르기도 한다. 듣기는 좋은데 과연 이게 문제가 없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특정 가수의 목소리를 연상시키는 음처리, 특정 아티스트의 분위기와 거의 흡사한 노래 분위기, 마치 특정인의 노래를 약간 배속으로 듣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특정인과 똑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누군가를 충분히 떠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명인의 목소리를 샘플링해서 변형한 것인지, 일반인의 목소리를 샘플링해서 유명인을 모방하거나 대중의 선호도를 반영하여 생성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수노가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직접 샘플링하여 사용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글로벌 주요 음반사들은 수노와 같은 AI 음악 생성 스타트업이 AI 모델 훈련을 위해서 자사의 음원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도 있다고 한다. AI 모델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일 수도 있으나 이러한 유사성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는 현재 법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딥시크는 데이터의 윤리적 사용에서 여러 논란이 지속되고 있고 국가안보와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다양한 논란에 직면해 있다. 수노 등도 데이터의 윤리적 사용 측면과 저작권 논란이 지속적으로 촉발되고 있다. 요즘은 다양한 기술이 오픈 소스로 공개된다. 그러나 공개된 소스라도 활용하거나 사용할 경우 이력을 밝힐 의무가 있다. 논문이나 저술에서 기존 저술을 인용 표기 없이 무단 사용하면 표절이 되고 출처를 밝히더라도 일정 부분 이상 상당 부분이 같을 경우는 역시 표절이 될 수 있다. 연예인, 정치인, 연구자 할 것 없이 표절 시비는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고 논문표절로 학위가 취소되는 사건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으로 책을 만들고 작가가 되고 노래를 만들어 저작권자가 되고 있다. 유명 유튜브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손쉽게 텍스트를 만들어서 돈을 벌어들인다고 광고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아예 인공지능만으로 글을 카피하여 사용한다고도 한다. 기술의 진보에는 윤리적 문제가 항상 대두되곤 했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허위 연구 비리도 있었고, 타인의 연구를 고스란히 베껴, 많은 연구비를 따낸 이들도 있었다. 기술을 활용한 도덕적 해이는 곳곳에서 발견되곤 한다.

인공지능 시대, 누구나 기술을 이용해 손쉽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고 그 접근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 도덕적 성숙함과 윤리적 자세는 더욱더 요구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기술을 올바로 사용할 것인지 기업과 학교에서는 사용자에 대한 윤리 교육 시스템을 더 세밀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배정순 <전>경북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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