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땅 밟은 웨이안 표(24·미얀마)씨
28일 미얀마 강진 소식에 발만 동동굴려
지진 발생 5시간 만 가족과 연락 닿아

웨이안 표(24·미얀마)씨

웨이안 표(24·미얀마)씨
2022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후, 현재 대구의 한 가구공장에서 일한다는 웨이안 표(24·미얀마)씨. 그는 지난 28일 미얀마 지진 소식을 듣자 곧바로 미얀마행 비행기를 탈 생각까지 했다. 지진 발생후 5시간 동안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서다. 온종일 발만 동동굴렀다. 다행히 새벽에 가족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진으로 마을이 괴멸돼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는 말을 들었단다.
웨이안 씨는 “미얀마 '시가잉' 지역에 가족이 산다. 주민들도 처음 겪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인상태다. 병원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마을 곳곳엔 사상자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고 들었다"며 “가족들은 실제 피해상황은 현재 언론에 보도되는 것보다 훨씬 큰 것 같다. 아직 건물 잔해에 깔려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가족의 연락을 받고 안도했던 것도 잠시. 고향마을에 반군의 폭격이 가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그의 마음을 더 미어지게 했다. 폭격으로 마을 송전탑이 무너지고 통신망도 끊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걱정어린 얼굴로 말을 계속 이어갔다. “규모 7이 넘는 두 차례 강진 탓에 만들레이 일대가 완전히 파괴됐지만, 쿠테타 탓에 피해수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들었다"며 “그나마 집이 무너지지 않은 시가잉 주민들도 반군 공습을 피하기 위해 낮엔 나무 밑에서 지내고 있다. 가족 중 지진으로 다친 사람이 없다는 연락을 받고 천운이라 여겼지만, 반군 폭격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고 했다.
이어 “현지 주민들 모두 외부 상황을 전혀 모른 상태에서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고 있다"며 “전기가 끊겨 요리가 불가능해 피해지역 주민들은 제대로 된 식사조차 못하고 있다. 이대로 시간이 더 흐르면 사상자가 계속 속출할 것"이라고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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