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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칼럼] 불확실성의 시대

2025-04-03

극언 난무 이성 잃은 정치권

헌재 탄핵선고 후 혼돈 예시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 심화

무질서 속 일정한 규칙 존재

'끌개'·'변화' 읽는 능력 중요

[박규완 칼럼] 불확실성의 시대
박규완 논설위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 경제가 통상 문제와 국내 정치 문제 등이 겹쳐 초불확실성 시대(super unknown)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의사 결정이 미뤄질 수밖에 없는 초유의 상황"이라고 짚었다. 초불확실성 시대라? 전적으로 공감한다. 정치도 경제도 미증유의 불확실성에 휩싸인 형국 아닌가. 심지어 산불마저.

# 예측 불가 '도깨비 산불'=지난달 영남지역을 덮친 화마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도깨비 불길'이었다. 강풍을 탄 '괴물 산불'에 진화는 지난(至難)했다. 확산 속도부터 달랐다. 2000년 강원도 산불의 불길 확산 속도는 시간당 4.4㎞였지만 이번엔 8.2㎞였다. 풍향이 시시각각 바뀌고, 연중 산불 위험기간도 크게 늘었다. 기후 변화의 부메랑이다.

초고속 산불엔 진화도 속도전으로 펼쳐야 한다. 나무가 빼곡한 지역에선 공중 살수만으로 진화가 어렵다. 임도를 늘려 살수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림 1㏊ 기준 독일의 임도는 54m인데 비해 우리는 4m에 불과하다. AI 감시망 구축, 비상진화장치 확대, 수종개량, 공중특수진화대 증설, 지상진화대원 역량 제고, 대형 헬기·대형 살수차·소방 드론 도입이 필수 과제다.

# 혼돈의 막장 정치=목하 정치는 막장으로 치닫는 중이다. 마은혁 헌재 재판관 임명을 두고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국무위원 연쇄 탄핵을 예고하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표, 방송인 김어준, 민주당 초선 의원 등 72명을 내란음모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조국혁신당은 주진우 국힘 법률위원장을 무고죄로 고발했다. 극언도 난무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대행에 대해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이 정권을 찬탈하게 도운 최규하의 길을 걷고 있다"고 공격했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무위원 협박은 테러리스트의 참수 예고와 다름없다"고 받아쳤다. 이성을 잃은 모습이다.

마은혁 재판관 미임명은 헌재 탄핵 선고의 '태풍의 눈'이다. 만약 5대 3으로 기각이나 각하될 경우 야권에서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할 게 분명해서다. 헌재에서 위헌으로 결정했음에도 대통령 권한대행들이 마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정략'이 상식과 순리를 거스른 모양새다. 이러고서야 민주공화국의 정체(正體)가 온전히 유지될지 의문이다. 작금의 여야 극한대립이 헌재 선고 후의 불확실성을 예시하는 듯하다.

# 관세 불확실성=미국이 예고대로 침략적 관세전쟁을 시작했다. 무역의존도 88% 한국의 위기다. 핵심 수출품 자동차는 25%의 품목별 관세에 국가별 상호관세 20%가 더해지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아직은 단정하기 어렵다. 국가 간 협상이 남았고, 현대차처럼 현지 생산으로 관세 루트를 우회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의 복안은 '최적 관세'와 '전술 관세' 투 트랙으로 판단된다. 최적 관세는 미국의 이익과 국부를 극대화하는 최종 관세율이고, 전술 관세는 협상을 유리하게 주도하려는 허수 관세율이다. 전술 관세는 상대국의 방위비 압박, 지정학적 난제 해결 등 정치적 목적으로도 활용될 것이다. 어쨌거나 트럼프의 관세 폭격은 경제 불확실성을 심화한다.

물리학의 '카오스 이론'은 무질서한 혼돈 속에도 일정한 규칙이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그 규칙을 끌개(attractor)라고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엔 '끌개'를 파악하고 '변화'를 읽어내는 능력만 한 게 없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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