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위자료 소송서 인과관계 부정
정부 합동조사단 결과와 정면 배치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가 9일 포항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진 소송에서 포항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 촉발지진 위자료 소송이 장기화하는 가운데(영남일보 2025년 4월8일자 1면 보도), 피고인 정부 등이 지열발전과 포항촉발지진의 인과관계를 부인하는 듯한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포항지역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정부합동조사단이 약 1년 동안 정밀조사를 진행한 뒤 2019년 3월 내린 결론인 "포항지열발전소가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을 촉발했다"라는 내용과 배치된다. 정부는 포항지진특별법 제정을 비롯해 이번 위자료 소송의 근거가 됐던 합동조사단 결론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산업부가 직접 진행한 정부합동조사 결과 발표 당시 정승일 산업부 차관이 "연구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정부 측은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입장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지열발전을 하면 작은 진동이 생길 순 있지만, 이렇게 큰 지진이 날 줄은 당시 세계 과학자들도 몰랐다는 취지의 논리를 펴고 있다. 과학적으로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에게만 책임을 묻는 건 억울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포항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9일 포항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항소심 선고 기일을 오는 5월 13일로 확정한 만큼 마지막 선고까지 남은 34일간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만 원 혹은 3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1심 판결에 이어 항소심 역시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범대본은 지난 8일 열린 최종변론에도 참석했다.
모성은 범대본 의장은 "피고 측이 지열 발전과 포항 지진의 인과관계를 뿌리째 흔드는 주장을 항소심에서 하고 있다"며 "촉발 지진이라는 결론은 일개 의견에 불과하고, 세계의 다른 많은 과학자들이 포항 지진을 지열 발전에 의한 지진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허위 사실을 주장한다"고 했다.
범대본은 최종변론 이후 일주일 내 제출해야 할 마지막 답변서 작성에 사활이 걸려 있다. 범대본은 포항 지역 법률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정부 등 피고 측 주장에 반박하는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성은 의장은 "마지막 답변서 작성에는 포항 변호사들이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포항지진 소송이 단순히 위자료를 다투는 소송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는 시민운동으로 기억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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