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교통사고 건수 1만 72건으로 역대 최저
위험도로 교통체계, 보행안전 개선된 효과라는 분석
고령화에 고령자 사망은 83명으로 오히려 늘어
대구시 “고령자 맞춤형 정책 마련해 예방 나설 것”

대구 북구 엑스코 동관 남측 회전교차로의 모습. 북구청 제공.
지난해 대구지역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상자수도 크게 줄었다. 2021년부터 시행한 '안전속도 5030(간선도로 50㎞/이면도로 30㎞)'정책 등 도로환경 개선사업들이 점차 가시적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 수는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10일 대구시에 확인결과, 지난해 지역 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총 1만72건이다. 전년 대비 6.7%(721건) 감소했다. 2019년과 1만4천389건과 비교하면 30%(4천317건)나 줄었다. 이는 지역 교통사고 건수가 본격 집계된 2005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교통사고가 줄면서 부상자 수도 줄었다. 지난해 교통사고 부상자 수는 1만3천883명이다. 2023년(1만5천192명) 대비 8.6%(1천309명) 감소했다. 2019년(2만1천288건)에 비해선 34.8%(7천405명) 줄었다.
교통사고 현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실제 보행자와 차량 간 사고 건수는 2023년 2천78건에서 작년 1천936건으로 6.8%(142건) 줄었다.
대구시 측은 위험도로에 대한 교통체계를 수립하고, 보행자 안전환경 마련에 힘쓴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2021년 '안전속도 5030' 시행에 따른 도로주행 속도 강화 및 '교통안전 인프라'개선사업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것.
시는 작년까지 '교통사고 잦은 45곳'의 도로환경을 집중 개선하고, 회전교차로 6곳을 설치했다. '보행자 중심 인프라'로 꼽히는 대각선(9곳)·고원식(10곳) 횡단보도와 '스마트 안심 횡단보도' 14곳도 조성했다. 스마트 안심 횡단보도는 AI 기술로 교통상황을 분석한 후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전체 사망자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작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83명)는 2023년(82명) 대비 소폭 늘었다. 2022년(66명)과 비교하면 25.8%(17명) 더 목숨을 잃었다.
고령자(65세 이상) 사망자 증가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고령자 사망자는 47명으로 2023년(40명) 대비 7명 증가했다. 사망자 중 고령자 비율도 56.6%다. 전년(48.8%)보다 7.8%포인트 늘었다.
이에 대구시는 올해 교통사고 건수 9천100건 이하, 사고사망자 76명 이하를 목표로 잡았다. 개인형 이동장치(PM) 확대에 따른 사고위험구간 개선과 주정차 해결을 위한 가상 주차구역도 만들 예정이다. 고령자 맞춤형 교통사고 예방 정책을 실시하고,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을 통해 인지능력과 안전성향을 진단할 계획이다.
신규원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대구시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예산을 점차 늘려가며 인프라 개선에 집중했다. 교통안전공단과 협력해 교통사고 현장을 분석한 후 도로구조와 보행환경 개선에 투자한 것도 조금씩 시너지를 내고 있다"면서도 “다만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지역 맞춤형 교통 안전 대책을 연구하고, 안전 캠페인도 계속 기획·시행하겠다"고 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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