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11일 시의회 사임 통보
이철우 등 4인 직 유지상태서 경선 참여
지방 행정 공백 우려하는 목소리 높아
지난 9일 오후 영남일보를 방문한 홍준표 대구시장.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1년 2개월 앞둔 10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로비는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감돌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장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본격적인 대선 가도에 올라타면서, 시청 공무원들과 민원인들 사이에서는 향후 시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대선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했다.
◆ 홍준표, 11일 시의회 사임 통보… 대구시 '권한대행' 준비 착수
대구시에 따르면 홍 시장은 최근 인사부서에 사임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퇴임을 위한 행정 결재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홍 시장의 사퇴는 퇴임식이 예정된 11일 대구시의회에 공식 통지된다. 시청 복도에서 만난 한 40대 공무원은 "예상은 했지만 막상 사퇴가 현실화되니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주요 현안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대구시민에게 드리는 편지'를 통해 사퇴 이유를 직접 밝혔다. 그는 "대구시장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임기 5년을 더한다는 마음으로 중앙정부의 역량을 대구 발전에 쏟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달빛철도 등 본인이 주도해온 '대구 미래 100년 사업'을 대통령의 힘으로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홍 시장은 오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캠프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표심 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 오세훈·김동연 등 4인 '현직 유지'… 5월 4일이 법정 사퇴 기한
반면 서울시청과 경기도청의 분위기는 대구와 대조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은 단체장직을 유지하며 각 당의 경선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53조는 자치단체장이 당내 경선에 나설 경우 현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미 출마 선언을 마친 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 9일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이철우 지사와 김동연 지사 역시 같은 날 각각 국회와 인천공항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오세훈 시장은 오는 13일 국민의힘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한 상태다.
서울시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36)씨는 "시장이 대선에 나가는 건 개인의 선택이지만, 시정에 소홀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경선 기간에도 서울시의 주요 정책들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선 결과 따라 '복귀' 또는 '사직' 갈림길
이번 대선 일정에 따라 후보들은 내달 초순까지 당내 경선을 치른다. 국민의힘은 내달 3일, 더불어민주당은 내달 4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에서 탈락한 단체장들은 즉시 시정으로 복귀할 수 있지만,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는 법정 사퇴 기한인 내년 5월 4일까지는 반드시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홍 시장의 사퇴로 대구시는 11일부터 김선조 행정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대구시 자치행정국 한 관계자는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신공항 건설 등 핵심 현안이 중단되지 않도록 매뉴얼에 따라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 또한 "청와대와 대구시 간의 소통을 강화해 시장 시절 약속했던 일들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중앙 무대에서의 지원을 거듭 약속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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