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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기자〈산업팀〉 |
트럼프 관세 리스크는 후보시절부터 취임 전·중·후를 가리지 않고 시시각각 바뀌었고, 또 바뀌고 있다. 이에 지역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들에게 관세 대응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대응은 쉽지 않다"라는 답이 반복됐다. 국가차원에서의 예측도 어려운데, 지역 기업들은 오죽할까. 트럼프는 지난 5일부터 10% 이상(한국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가 전날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는 조치를 갑자기 90일간 유예하기도 했다.
미국은 대구 수출의 23.4%를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이다. 대구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부품의 경우 미국이 제1수출국에 해당되기도 한다. 지난해 차부품 수출액은 대구가 5억1천만달러로 그 비중이 5.8%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 업체 대부분은 완성차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형태다.
지역 차부품 생산 현장은 울상이다. 1차 협력사들도 관세 대응이 쉽지 않은데, 그 아래 밴더들에겐 죽음을 받아들이라는 말과 같다. 글로벌 OEM사에 부품을 독점 납품해 나름 안정적인 기업도 연말엔 비용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한다. "6월이면 관세 영향이 현실화될 것이고, 연말이면 나라 전체에서 곡소리가 날 것"이라며 우려했다.
지역 기업들은 물론 산업계 모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민간 소비, 설비투자 침체의 장기화와 고용과 생산 등 모든 부분이 침체된 최악의 상황이다. 경제계는 기업들에 필요한 재정 지원과 환율 방어에는 모두 추가 예산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중단됐던 조기 추경 편성이 시급하다는 뜻이다.
지난 4일 탄핵 정국이 막을 내리면서 우리나라도 정치적 불확실성을 아주 조금 벗겨냈다. 정국을 수습할 책임도 분명 있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책임도 정치권에 있다. 차기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지도자가 시급한 때지만, 우리가 잘하는 '눈앞에 보이는 것'부터 해결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미증유의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진적으로 이겨낸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할 때가 왔다.이동현기자〈산업팀〉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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